보지 못하고 알지 못한다는 것  인디포럼 월례비행 <우경>  대담 기록


일시 2017년 11월 29일(수) 오후 7시 30분 상영 후

참석 김응수 감독, 유운성 평론가

진행 변성찬 평론가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신 님의 글입니다.




 

올 가을 <초행>을 상영하며 재개된 월례비행의 11월 작품은 김응수 감독의 <우경>이었다. 10년전에 이미 촬영을 마쳤지만 이제서야 뒤늦게 관객들을 방문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우경>의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한겨울에 영화를 마주할 수 있었다. 상영이 끝나고 김응수 감독, 유운성 평론가와 변성찬 평론가의 대담이 있었다.

 

 





변성찬 평론가(이하 ) : 영화에 작업년도가 기재되어 있지가 않는데요, 올해 공개된 신작임에도 불구하고 오래 전에 촬영된 영화라고 알고 있습니다. 영화를 언제 촬영하셨는지, 어떤 계기로 작업을 하시게 되었는지 계기가 궁금합니다.

 

김응수 감독(이하 ) : 제작년도를 써넣지 않는 태도는 앞으로도 유지하려고 합니다. 인생이 마음대로 되는게 아니라서, 항상 써놓으면 바꾸고 그래야하더라구요. 나오면 나오는거고 (웃음). 실제로 찍은 건 10년 전입니다. 영화를 제작한 배경에 대해서 말씀을 드려야할 같은데, 전작인 <과거는 낯선 나라다> 찍고 나서 후반작업을 진행할 때에 유운성씨가 사적으로 후반작업을 돕고 싶다고 말씀을 하시더라구요. 때는 마다했었는데, <우경> 찍고 싶어졌을 , 유운성 평론가에게 연락을 했죠. 보내주겠다던 지금 주면 안되겠냐고(웃음). 당시에 유운성 평론가가 일하던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영화를 틀어야한다는 조건도 없었고, 정말 사적인 동기로 도와주셨어요. 그래서 영화는 사실상 유운성씨가 제작의 실비를 대주신 영화입니다. 자막에 유운성 평론가가 제작을 하셨다고 기입되어있죠. 그런데 그동안 여러가지 일이 몰려서 최종 작업이 늦어지게 되어서 10년만에 공개하게 되었습니다.

 

: 그런 과정이 있었군요. 제가 사실 영화를 처음 알게 계기도 유운성 평론가를 통해서였는데요, 당시에 마디를 하시더라구요. “좋아요.” 그래서 궁금합니다. 영화에 대해서 마디 해주시죠.

 

유운성 평론가(이하 ) : 영화 내적인 이야기는 이따가 자세히  있을 같구요. 영화를 처음 것도 벌써 오래전입니다.  10 정도 같습니다. 김응수 감독님이 충주에 계실 적에 집을 방문해서 감독님이 만드신 편의 영화들의 가편집본을 내리 봤던 기억이 있었는데 좋게 기억이 있습니다. 그 이후로 저도 오늘 처음 겁니다. 이런저런 생각이 떠오르는데 차근차근 얘기해보겠습니다.

 


: 영화는 정말 제목에 충실한 영화죠. 장면을 빼고는 '우경'이라는 인물에게서 눈을 돌리지 않으니까요. 그런데 영화를 보다보면 우경이 눈이 안보인다는건 알겠는데, 사실이 애매하게 표현된 부분이 있습니다. 스틱을 사용하는 것도 아니고, 영화 후반부에는 맹인에게 할애되기 힘든 시점숏이 활용되기도 했구요.

 

: 주인공은 실제로 유전적인 이유가 있어서 앞을 보시구요. 희미하게 보인다고 하시기는 했는데 지금은 상태가 안좋아졌다고 하더라구요. 동네에 직선으로 나있거나 장애물이 없는 길은 그냥 걸어가기도 하는데, 모르는 길의 경우에는 저희가 가이드를 하기도 하고, 본인이 어떤 식으로든 감지를 하기도 했습니다. 우경이 실제로 스틱을 사용하지 않는건 아닌데요, 스틱을 보여주는 순간 영화의 어떤 지점이 와해되어버릴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시각장애인에 대한 영화구나, 하는 식으로  닫혀버리는 같은 느낌이죠. 그래서 영화에는 그런 명확한 단서들보다 낯선 이외의 것들을 많이 담으려고 했는데, 과정 속에서 사실 저도 인물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를 때가 많았어요. 촬영 날부터 해야하고 어떻게 찍어야 할지 몰라서 당황을 많이 했고, 그런 흔적이 영화안에도 녹아있는 같습니다. 찍으면서 우리가 일반적으로 영화를 만들 때 사용하는 수단들이 무용지물로 변해버리는 같다고 느낀 순간들이 있었어요. 예를 들어서 어떤 음악을 부가적으로 더했다면 내면에 대한 묘사를 더할 수도 있었을 텐데, 영화의 경우는 그렇지 않은 거. 저는 저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니까요

그리고 시점 숏에 관해서는, 숏을 인물에게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있었던 같습니다. 장면은 우연하게 포착한 느낌이 살아있어서 사적으로 좋아하는데요, 짜여진 듯한 일관성을 깨뜨리는 부분도 있는 같아서 마음에 들기도 합니다.

 

: 영화의 사운드 편집이 흥미롭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감독님은 영화에서 음악을 중요하게 여기시는 분이기도 한데요, 영화의 경우는 소리가 거의 없습니다. 유일하게 삽입된 같은 소리가 시계가 작동하는 소리인데요, 이런 부분에 대한 코멘트도 부탁드립니다.

 

: 특별한 의미는 없는 같습니다. 처음에는 베르히만의 <침묵>에서의 시곗소리와 같은 압도적인 느낌을 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는데, 나중에는 그런게 의미가 있는지 모르기도 하겠더라구요. 그냥 이런 저런 시도를 많이 했던 같아요.

 






관객 : 영화를 얼마나 오랫동안 찍으신건지 궁금합니다.

 

: 10회 정도 찍은 같아요. 주말마다 내려가서 찍었습니다.

 

: 그럼 영화의 후반부에 나오는 여행은 며칠인건가요?

 

: 그것도 한 번에 가지는 못하고 번에 나눠서 갔던 같습니다. 생업에 종사하는 친구이기에 길게 나가있을 수도 없어서 주말에 시간을 내서 갔었죠.

 

: 여행을 간다는 설정은 먼저 제안을 하신건가요

 

: 여행을 해야한다는 정확한 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애초에 제가 영화 제작을 하면서 처음과 끝을 분명하게 설정해서 만든 영화는 없었습니다. 저는 항상 제작 과정을 즐기려고 하는데 그런 성격이 영화에 투영된 같기도 해요. 다만 이런 저런 장소들을 방문한 데에는 각각의 이유가 있습니다. 가령 우경이 이전에 자살시도를 하다가 실패를 하고, 이후에 고향에 내려가서 술만 마시면서 살았던 적이 있다고 하더라구요. 어떤 수녀님께서 우경에게 주일학교 교사를 시켜서 그걸 계기로 마음을 다잡아서 안마를 하는 법도 배우고, 공부도 시작했다고 해요. 그런 이야기 때문에 성당을 방문하는 장면이 영화 안에 있구요. 절은 우경이 아버지를 떠올릴 있는 공간이라고 하더라구요. 원래 눈병이 아버지 쪽 유전이라고 해요. 아버지도 약시라고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아버지를 떠올리며 아버지가 자주 계시던 절을 방문한 것이기도 합니다. 바다와 강은 헤어진 여자친구와의 인연이 있는 장소라고 했습니다. 여자친구도 시력이 안좋은 사람이었는데, 동반자가 그렇게 살기는 어려워서 헤어졌다고 하더라구요. 그런데 이런 이야기들을 모두 일관성 있거나 의미있는 이야기 단위로 환원하는 것은 어렵기도 하고, 그런 시도를 애초에 크게 염두에 두지는 않았습니다.

 

: 감독님의 말씀을 듣고 있자면 영화가 우경이라는 인물에 대한 다큐멘터리처럼 들리는 부분이 없지 않은데, 사실 영화는 통상적인 기준에서 사용하는 연출의 정의를 생각해본다고 해도 다큐멘터리보다는 극영화의 문법을 따라가고 있습니다. 후반부에서 새떼를 보는 시점 숏뿐만 아니라, 초반부에 방안에서 이런 저런 행위를 하는 장면에서도 카메라가 주인공 삶을 많이 관찰해서 재구성해낸 같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가령 커피를 끓이는 장면에서 우경의 손만이 클로즈업된 인서트 숏이 그렇죠. 맹인이 아니라면 행위자의 주관적인 인상으로 다가올 있는 장면은 우경이 맹인이기 때문에 카메라가 호기심을 가지고 인물을 관찰하는 같다는 인상을 주는 장면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실내 장면의 연출 전반에 대해서 질문을 드리고 싶습니다.

 

: 영화를 하면서 이런저런 고민을 많이 했었는데요, 영화를 찍고 이후에 편집을 하는 과정에서야 이게 그런 행위였구나.”라고 깨달은 점도 많습니다. 분의 세계에 대해서 제가 알기가 어려우니까요. 그래서 호기심 어린 태도로 촬영을 장면도 많은 같아요. 설거지를 하는 장면의 경우는 제가 설거지를 하던 때의 경험이 떠올라서 주의깊게 것도 있는 같네요.

 

: 영화에서 생략된 우경의 행위들도 많은데요, 식사를 준비하고 설거지하는 장면은 나오는데 밥을 먹는 장면은 나오지 않는다거나, 지하철을 향해 걸어가는 장면은 있는데 걸음을 걸어 내려가는 장면은 없습니다.

 

: 장면들은 의도적으로 배제한게 맞습니다. 밥을 먹거나, 우경이 구걸을 해야할 필요가 있는 장면이라던가. 간단하게 말하자면 제가 보여주기 싫은 장면은 보여주지 않았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 <천상고원이외에 감독님의 작품들을 보면 밥을 먹는 장면이 없습니다. 유일하게 <천상고원>에서 식사장면이 있는데요. 영화는 감독님이 주연을 하신 영화여서 스스로 밥을 드시는 장면이 들어가있죠. 영화를 제외하면 감독님은 거의 남이 먹는걸 본다고 생각될 정도로 먹는 장면을 의도적으로 배제하시더라구요.

 

: 분과 대화를 하면서 생각해보니까, 제가 그런 장면들을 싫어하는것 같아요. 뭐랄까 리얼해보이거나, 삶이 이런거야 라고 강변하는 듯한 장면들을 지극히 싫어하는 같습니다. 삶은 고통스러운건데 계속 그런 보여주지. 영화는 다른걸 보여줘야하는게 아닌가. 그런 생각이 있는 같아요. 그래서 <우경> 경우도 우경이 처한 현실보다는 우경에 대한 존엄성같은 표현하고 싶었던 생각이 있습니다. 이 영화 또한 저는 우경에게 다가가려고 노력을 했는데 실패를 했다면 했을 뿐, 우경과 거리를 두려한다던가 하는 식의 기획에서 나온건 아닙니다. 그런 한계가 영화의 일부라고 생각되기도 하구요.

 


: 한마디씩 듣고 자리를 마무리하겠습니다.

 

: 분과 함께 이런 자리에 있게 되어서 예전 생각도 나면서 울컥하네요. 앞으로도 자주 있으면 좋겠습니다.

 

: 저도 마침내 영화가 완성되서 무척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구요. 겨울이라는 시기에 맞춰서 보게된 것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저는 올해가 십년 뒤에 복기를 해보면 굉장히 한국영화사에서 암울한 시기라고 기록될 정도로 추락한 해라고 생각합니다. 별별 해괴한 망작들을 기억이 있는데, 영화들을 일일히 언급하는건 활동에 장애가 있기 때문에 안하겠지만(웃음), 그런 와중에도 편의 영화가 결과적으로 좋은 작품으로 기억에 남을 같습니다. <우경> < 친구 정일우> 편인데요, 멋이 없어서 좋아하는 같습니다. <우경> 경우는 영화가 같은 것들이 영화가 되기 직전에 끝나는 영화라는 인상을 받았어요. 인물이 애초에 많이 등장하지도 않고, 이야기도 거의 없다시피하구요저는 영화가 미학적이라 좋아하는건 아니고, 뭔가 상쾌하거나 멋이 없어서 오히려 좋아하기도 합니다. 지적이고 머리를 쓰는 분들이 오히려 아마추어적인 자세로 만든 영화가 <우경> < 친구 정일우>라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2017년의 한국영화는 영화만으로도 괜찮은 해가 아니었나하는 생각도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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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될 전쟁을 앞두고,  <국정교과서 516일: 끝나지 않은 전쟁 인디토크 기록

 

일시 2017년 11월 23(목오후 7시 30분 상영 후

참석 백승우 감독, 박재동 화백 

진행 정상민 아우라픽쳐스 대표 








*관객기자단 [인디즈] 조휴연 님의 글입니다.



11월 23일, 일주일 미뤄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난 시간, <국정교과서 516일: 끝나지 않은 전쟁> 관객과의 대화가 진행되었다. 진행을 맡은 아우라픽쳐스 정상민 대표와 박재동 화백, 백승우 감독 뿐만 아니라 영화의 제작과 펀딩에 참여한 정지영 감독, 김민웅 교수, 조창희 전교조 위원장 등이 객석에서 함께해 주었다. 






정상민 대표 (이하 진행) 오늘은 수능날이라 여러 가지로 교육에 대해서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영화를 보며 함께 고민할 수 있는 자리를 갖게 돼서 뜻깊. 영화를 연출하게 된 의도가 궁금하다.

 

백승우 감독 (이하 백승우) : 저번 정권이 개인적으로는 극우정권이라고 생각했다. 이 정권이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었다고 생각했는데, 그 첫 번째가 세월호, 두 번째는 국정교과서 문제였다. 광화문 집회에 나갔는데 그곳에 독립영화 감독들이 많이 있었다. 현장에서 기록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아서 안심하기도 했다. 그런데 국정교과서에 대한 이야기는 별로 나오지 않아서 정지영 감독님께 국정교과서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되지 않겠냐고 제안했다처음에는 영화의 제작비를 어떻게 마련할까 고민을 했다. 2015년 당시에 국정교과서를 주제로 한 영화를 제작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박재동 화백, 명진 스님, 김민웅 교수 등 9명이 다음 스토리펀딩에 연재를 하는 방식으로 도와주셨고 이 과정에서 모인 2100만 원, 거기에 좀 보탠 약 3000만 원 정도로 만들었다.

 

진행 : 박재동 화백은 펀딩에 참여할 때 어떤 생각이었는지 궁금하다.

 

박재동 화백(이하 박재동: 할 때가 됐네 싶었. 2015년은 굉장히 짜증나고 고통스러운 상황이었다. 당연히 해야하는 일이었는데, 영화를 만들 생각을 왜 못했지 생각을 했다

 

진행 : 영화를 어떻게 보셨는지 궁금하다.

 

박재동 : 극장에서는 처음 봤다. 영화 자체는 두 번째 본다보고 난 뒤에 감독에게 고맙다는 생각을 했다. 천천히 다시 생각해볼 만한 일이고, 그런 일을 전문가들의 이야기들을 통해 잘 정리해줬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감사하다.

 




진행 : 객석에 앉아계신 김민웅 교수님은 기획자로써 이번 영화를 어떻게 보셨는지 궁금하다.

 

김민웅 교수 (이하 김민웅) : 역사의 엄중성에 대해 재확인하는 기회였다. 일본의 역사인식이 점점 더 왜곡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의 경우엔 어떤 형태의 역사 지도를 그려가야하나 생각도 들었다. 그런 면에서 후속편이 만들어져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영화를 통해서 새롭게역사의 그림을 어떻게 다시 그려가야할지 논의할 수 있는 출발점이 되었으면 좋겠다.

 

박재동 : 남북한 문제도 그렇고, 있는 그대로의 역사를 앞으로 이야기해야 할 여지 또한 있다는 생각이 든다.


진행 : 영화를 본 많은 분들이 역사 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이야기인데, 왜 촛불, 세월호, 강정마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냐는 질문을 한다. 이 질문에 대답은 어떠신지?

 

백승우: 처음 이야기를 구성할 때 학생들이 볼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같은 느낌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작업했다. 너무 TV 프로그램같은 느낌은 아니었으면 좋겠고. 역사학자들의 말은 안전한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학자의 특성이기도 하다. 증거가 있고, 밝혀진, 팩트에 근거한 이야기만 하는 게 학자의 발언이다. 그래서 전반적인 구성으로 학자들의 이야기를 놓고, 교과서로 치면 심화, 응용을 하듯이 이후에 실제로 일어난 사건들을 보여주는 식으로 구성하고자 했다.

 

김민웅 : 영화에 대한 적극적인 해석이 필요하다고 보는 이유는, 애초에 국정교과서의 의도가 말 잘듣는 노예를 만들기 위함이었기 때문이다. 거기에 저항한 과정에서 벌어진 사건들을 이 영화를 통해 해석하면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박재동 : 마찬가지로 세월호, 물대포 장면들이 나올 때, 국정화 교과서를 만들려는 사람들의 역사와 우리의 역사가 극명하게 대립하는 장면으로 읽었다.

 

진행 : 그런 면에서 주요하게 등장하는 개념이 '역사전쟁'이라는 말인데, 감독님에게 한마디로 역사전쟁은 무엇이었는지 설명을 부탁드린다.

 

백승우 : 역사전쟁은 역사가 기록된 이후로 계속돼온 것이고, 이것은 끝나지 않을 것 같다. 조금 더 간단히 이야기하자면 지배자와 지배를 받는 사람 사이의 세계관 싸움이라고 생각한다. 영화를 찍으면서 독일의 케이스를 인상적으로 봤다. 68세대의 등장 이후 3-40년간 기성세대와의 싸움을 거치면서 지금의 독일로 이어졌다. 역사를 바라보는 관점에서 누가 다수, 혹은 주류를 이룰것이냐, 그래서 누가 상식을 이룰 것이냐 하는 싸움이라고 생각한다.

 

진행 : 역사전쟁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전교조가 법외노조로 판결받은 뒤 원래대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는 점만 보아도 그렇다. 이후에도 전교조는 농성을 하고 있는데, 입시위주 교육 폐지, 대학평준화 도입 촉구, 이런 이야기들 또한 하고 있다. 전교조 조창희 위원장님은 영화를 어떻게 보셨는지.

 

조창희 위원장 : 촛불 역사교과서가 탄생한 것 같다. 해직되기 전에는 중·고등학교에서 역사수업을 했다. 수업하는 장면을 보니까 빨리 학교로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전교조의 여러 선생님들에게 영화를 더 많이 소개하고 싶다. 영화에서 제기한 여러 문제의식에 공감한다. 영화 제작하느라 고생하셨다영화를 보며 최근 한국사의 일기장을 들춰보는 느낌이었다. 촛불, 광우병, 백남기 등 이런 사건들이 어떤 이에게는 별개로 다가왔을 수 있다. 하지만 나한테는 한 가지의 큰 문제로 다가왔다. 박근혜 정부가 무너지기 전, 2015년 전교조에서 편집 일을 맡고 있었는데 칼럼으로 썼던 제목이 박근혜의 역사 전쟁이었다. 국정교과서 이야기가 처음 등장했을 때였다. 이게 말이 되겠나, 진짜 실행되겠나 하는 생각이 대다수였다. 나부터도 그랬다. 하지만 이후로는 심상치 않다는 느낌이 있었다. 이후의 흐름을 보면서 역사전쟁이 계속될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을 했다. 한 편의 블랙코미디를 보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깨어있는 지성, 깨어있는 교사가 필요하다. 더 많은 교사와 학생들이 봤으면 좋겠다.

 







관객역사 교수, 교사들은 넓은 의미로 동업자라고 불린다. 박재동 화백, 백승우 감독은 이 업계에 있지 않으신데, 업계를 넘어까지 문제의식을 확장해준 셈이어서 감사하다는 이야기를 드리고 싶다. 아직까지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역사들이 있다고 생각한다. 가려진 진실이 빛을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처음에는 영화 제목을 보면서 516일이 지나고 역사전쟁이 끝나지 않았나 싶었는데 영화를 보면서 그게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왜 이런 제목을 붙였는지 이해가 됐다. 특히 마지막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배후가 누구냐는 질문에 대해 대답하는 모습을 보면서 영화가 역사교육의 좋은 텍스트로 쓰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백승우 : 파리한국영화제에도 이 영화를 보냈다. 블록버스터 일색이라 기대는 안 했는데 많은 프랑스인들이 와서 봤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한국을 넘어서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것 같다.


 

진행 :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베트남에 가서 파병 문제에 대해 사과를 했다. 1992년 <하얀전쟁>을 만든 정지영 감독이 잘못을 말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데.

 

정지영 감독 (이하 정지영) : 다 만들어진 영화를 보고 나서 역사관을 어떻게 가져야 할 것인가라는 문제에 대한 모범답안이라는 생각을 했다. 개인적으로는 싸움 그 자체를 가지고 영화를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그걸 넘어선 영화를 만들어서 좋다고 생각했다베트남전 이야기를 했는데, <하얀전쟁>은 베트남전을 비판적으로 반성한 영화다. <하얀전쟁>을 일본에서 상영할 때 GV를 했다. 젊은 사람 한명이 당신 영화를 보니까 한국 사람들이 베트남 사람들에게 사과를 해야겠다고 느낀다. 당신은 이 영화를 통해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 같은데, 한국 정부는 베트남 정부에게 사과를 해야한다고 생각하는가라고 질문했다. “물론이다. 한국 국민, 정부는 사과를 해야 한다. 그런데 그것이 베트남 국민과 역사를 위해서 사과한다는 의미만 담겨서는 안 된다. 자라나는 한국의 세대가 베트남전이 어떤 의미였는지를 되새기기 위해서도 사과해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통역된 다음에 극장 안이 매우 조용해졌다. 그러다가 누가 박수를 쳤다. 극장 안 전체로 박수가 퍼졌다. 끊임없이 일본에게 위안부 문제에 대해 사과를 요구하는데, 엄격히 이야기해서 그것은 일본을 위해서 하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역사관을 제대로 가지지 않으면 망한다. 이런 맥락에서 그렇다.

 

백승우 : 영화를 만들면서 새삼스럽게 느낀 게 있다. 최소한 아시아에서는 우리의 민주주의가 발달했다고 생각하는데, ‘왜 우리는 자랑스럽게 생각하지 하지 않았지라는 의심이 들었다. 전혀 칭찬을 하고 있지 않다고 생각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같이 고민해봐야 하지 않나 싶었다.

 

박재동 : 촛불을 보면서 느낀 감동은 우리가 이겼다는 생각으로 이어졌다. 영화 속 사례를 보면서 감동받았다. 시사만화를 하면서 그런 입장에서 그렸는데 공감도 많이 됐다.

 






백승우 : 전주국제영화제에서는 영화에 등장한 학교가 어디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일부러 서울은 안 갔고 경기도로 갔다. 간단하게 스케치만 하고 돌아갈 생각이었는데, 학교에서 이 정도로까지 토론을 하는줄은 몰랐다. 제가 고등학교 다닐 때랑은 너무 다른 모습이었다. 토론하는 장면을 보니 아이들 모습을 많이 보여주고 싶어서 영화에 담았다201711월에 이 영화를 봐야 하는가, 이런 의문이 제기되곤 한. 가해자들이 반성하고 사과할 게 아니라 피해자들이 어떤 피해를 당했는지 이야기하고 밝히는 것도 중요하다. 이런 맥락에서 국정교과서와 관련된 사건들을 기록한 영화를 보는 게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진행 : 앞으로 어떤 계획들이 있으신지.

 

정지영 : 수능이 오늘 막 끝났고 그 아이들이 영화를 보게 할 수 있는 방법이 뭔지 고민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어른들이 싸웠다고 생각한 많은 학생들에게 이 영화를 보여주고 싶다. 강한 나라는 자긍심이 있는 나라다. 자긍심을 키워야 한다. 이런 영화를 통해 자긍심을 키워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백승우 : 영화를 만들면서 깨달은 건, 인연이 닿지 않으면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천안함 프로젝트> 끝나고 좀 말랑말랑한 걸 하고싶었는데 잘 안 됐다. 다음 작품 역시 인연이 닿는 작품으로 작업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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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딱한 외피를 두른 곪은 상처에 대한 지독한 탐구  <소통과 거짓말>  인디토크 기록


일시 2017년 11 19일(일) 오후 14시 상영 후

참석 이승원 감독, 장선 배우, 김권후 배우

진행 이화정 씨네21 기자








*관객기자단 [인디즈] 박범수 님의 글입니다. (사진 제공 신소영 님)


폭력을 소재로 삼는 영화는 많지만, 그 날것 그대로의 모습을 우리의 턱 밑에 들이밀고 흔들어 대는 작가는 많지 않다. 두 남녀의 사도마조히즘을 통해 숨겨진 트라우마와 소통의 부재를 말하는 이승원 감독의 <소통과 거짓말>은 바로 그 이유에서 매우 희귀하고 또 논쟁의 가치가 있는 작품이다. 작품에 대한 보다 폭넓은 이해를 제공해 줄 인디토크 자리에 이화정 씨네21 기자, 이승원 감독, 장선 배우, 김권후 배우가 함께 했다.

 




이화정 기자 (이하 진행) : 기구했던 개봉 과정에 대해서 이야기를 먼저 해봐야 할 것 같다. 한 감독의 작품이 같은 시기에 동시에 열리는 일은 드물다. 개봉 소감이 어떤 지 듣고 싶다.


이승원 감독 (이하 이) : 영화제에 2년 전에 출품한 작품이다. 개봉하려면 지원금이 필요했는데, 지원 프로그램에 세 번을 떨어졌다.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하는 지 난감했는데, 그 다음 해에 <해피뻐스데이>를 제작한 뒤에 이 영화가 지원작에 선정이 되어서 개봉에 성공했다. 아무튼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진행 : 배우분들도 마찬가지로 두 편의 영화에 모두 출연하셨다. 개봉이 미뤄졌다는 소식을 듣고 어떤 기분이 들었나.

장선 배우 (이하 장) : 저도 지원에서 떨어졌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극장에서 <소통과 거짓말>을 볼 일은 없겠다고 생각했다. 배우를 한 가지 모습으로 기억할 수도 있을 텐데, 두 영화를 한 번에 개봉하게 되어서 그런 선입견을 벗어날 수 있다는 측면에서는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진행 : 꼭 두 편을 같이 보시길 바란다. 장선이라는 배우와 이승원이라는 감독의 세계를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는 연결고리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영화를 보면서 많은 생각이 떠올랐지만 뇌리에서 끝까지 떨어지지 않았던 것은 감각에 대한 것이었다. 심리적인 것이 사람에게 영향을 미칠 때 '통증'이라는 것이 어떻게 다가오고 또 전이되는 가에 대한 생각이었는데, 오시마 나기사 감독의 <감각의 제국>(1976)이 떠올랐다. 남녀가 감정 없이 바로 섹스에 돌입하고, 그 섹스의 최극단에 갔을 때 둘이 어떻게 소통할 것인가에 대한 내용인데, 이 영화도 마찬가지의 접근을 취한다고 생각했다. 남녀가 성적인 측면에서 서로에게 접근한 뒤 과연 소통에 성공했는 지에 대한 물음이 들었는데, 어떤 부분을 가학과 피학의 관계를 통해 보여주고 싶었나.

: <감각의 제국>은 섹스만으로 이루어진 영화인데, 성적인 것만으로 가득한 이야기가 그 자체로 강한 이미지가 되어 마음 속 깊은 곳 어딘가를 건드린다는 측면에서 저에게는 거대한 산처럼 느껴지는 작품이었다. 과연 이미지나 깊이에서 능가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많았고 <소통과 거짓말>은 그 결과물이다. 자해가 일종의 만족이자 트라우마에 대한 해소가 될 수 있는데, 성을 다룬 예술영화들에서 보통 그런 식의 표현이 많았다고 생각한다. 제 영화에서는 자해라는 행위가 쾌락은 결코 아닌 것 같다. 주인공 여자가 아이를 잃고 나서 정상적인 생활을 했을 때는 생각치도 못했던 세계로 걸어들어간다. 그 세계가 어떤 모습일까를 상상하면서 영화를 만들었다.

진행 : 성적인 관계가 보통 가학과 피학의 관계로 이어지는 과정인데, 그게 소통으로 연결된다는 점이 독특했다. 배우분들이 시나리오를 받고 어떻게 인물에 접근하고 이해했는지 궁금하다.

: 아이를 많이 사랑해주지 못하고 있던 와중에 아이스크림이라는 사소한 것 때문에 아이를 잃게 되었고 아이가 끔찍하게 죽어가고 있을 때 그 곁에 있어주지 못했다는 것, 그 상실감과 죄책감으로 저 스스로를 용서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는 과정을 표현하고자 했다. 마음이 너무 아프면 신체적 고통이 그 아픔을 달래줄 때가 있고, 어떤 잘못을 저질렀을 때 누군가가 나를 혼내주면 안도감이 생기는 경우가 있더라. 그런 경험들을 떠올리는 것이 도움이 되었다. 그래서 김 선생과의 관계는 사랑이라기 보다 아이가 죽은 이후 처음으로 작은 기대를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면서 연기를 했다.

 

김권후 배우(이하 김) : 촬영하면서 많이 힘들었다. 이게 무슨 시나리오인지도 모르겠고 어떻게 연기를 해야 할 지도 모르겠고.(웃음장선 배우와 마찬가지로 극 중 배역과 같은 처지에 놓였을 때 나였으면 어땠을 지를 끊임없이 상정하면서 연기에 임했다.


진행 : 독한 말씀을 하셨다. '이 영화가 말이 되는 영화인가'.(웃음영화에 참여하기까지 많은 숙고의 시간이 있으셨던 것 같은데, 결국에는 영화를 완성하시고 좋은 연기를 보여주셔서 제가 감사하다는 말을 먼저 드리고 싶어진다.

 

: 저런 생각을 하는 지 오늘 처음 알았다.(웃음)


 





진행 : 영화 속 인물들이 어딘가 실제로 존재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제가 이 사람들을 실제로 만났다면 아마도 극 중의 학원 원장이나 슈퍼마켓 주인처럼 말하고 행동했을 것 같다. 학원 원장과 슈퍼마켓 주인으로 대변되는 일반적인 사람들의 시선에서 납득이 가지 않고 이해가 되지 않는 두 주인공인데, 어떻게 그런 인물들에게 주목하게 되었는지.

 

: 저희 집 바로 앞의 폐가 같은 곳에 매일 욕을 하는 사람이 살았다. 어느 날 아침에 보니 그 분이 팬티도 안 입고 공사하는 아저씨들과 싸움이 붙었더라. 경찰들이 와서 수습을 하는 데 가만히 들어보니까 말을 잘 못하셨다. 장애가 있으셨던 것이다. 그걸 보는 제 마음 속에 이런 감정이 들었다. 이와 같은 사람들을 다루는 영화를 찍는다면 이해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만약에 제 딸이 그 앞 골목에 혼자 지나가다가 그와 같은 상황을 마주한다고 하면 개인적으로는 납득하기 어렵고 아무렇지 않게 생각할 수 없을 것이다. 그게 우리가 살아가는 일종의 아이러니인 것 같다. 우리가 사람을 이해한다고 하지만 과연 어디까지가 이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고 어디까지가 우리가 판단할 수 있는 영역인가. 사람이 겉으로 보여지는 것만 가지고 좋다 나쁘다를 단정 지을 수 있는가. 그런데 또 단정 지을 수 없다고 해도 그 사람 때문에 나와 가까운 사람들이 피해를 보는 걸 지켜볼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런 질문과 물음을 꾸준히 던져 보면서 영화를 만들었다.

 


진행 : 감독님이 그리려는 인물들이 배우들의 연기 덕분에 100% 이상 표현되었다는 생각을 했다. 김영진 평론가는유별나게 연기를 잘하는 배우들이 이 영화에 등장한다고 까지 표현했다. 저는괴물 같다라는 표현을 하고 싶다. 어떻게 이 정도의 디테일로 이런 감정을 끌어내는 지가 신기했다. 어떤 마음을 가지고 캐릭터를 연구하셨는 지가 궁금하다.

 

: 제가 영화를 찍을 때 굉장히 힘든 시기였다. 연기를 그만두어야 할 지에 대한 고민도 있었다. 그 와중에 연기하고 싶은 인물을 만나게 되면서 스스로의 간절함을 꺼내놓을 수 있었다. 앞서 말한 죄책감이라는 키워드도 있지만, 감독님이두려움이라는 디렉션을 주셨다. 슬픔보다 두려움이라는 감정이 드러났으면 좋겠다는 말을 들었고 ‘욕을 먹고 싶다는 감정과이해받고 싶다라는 상충되는 두 가지 감정을 함께 안고 가려고 했다.

 

진행 : 첫 롱테이크가 8 45초 가량 진행된다. 올해 본 한국 영화 중 가장 압도적인 오프닝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 오프닝만큼 영화의 엔딩도 쉽게 잊혀지지 않는다. 상실을 품은 김 선생이라는 캐릭터는 어떻게 표현되었는 지가 궁금하다.

 

: 감독님과 오래 알고 지내던 사이다. 각각 감독과 배우의 자리에서 서로를 이해하는 시간을 많이 가졌는데, 연기를 어떻게 해야 할 지와 인물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 지에 대해 감독님에게 질문을 굉장히 많이 했고, 그에 대한 답변을 들으면서 자연스럽게 연기의 방향이 잡혔다.

 

: 김권후 배우와 처음 만난 건 제가 아르바이트를 하던 때였다. 영화 학교를 다니다가 중간에 때려치우고 아동극 연출을 했다. 지방을 돌아다니면서 일을 하다가 김권후 배우를 만났다. 아무 것도 없었던 시절부터 서로 믿고 의지해 온 사이기 때문에 편하게 같이 작업을 할 수 있었다. <소통과 거짓말> 작업할 때는 ‘기회만 된다면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 같은 배우와 작업하고 싶은데, 너도 그런 배우가 될 수 있다!’는 식으로 자극을 주기도 했다.(웃음그렇게 대화와 동기 부여를 통해 배우들에게 믿음을 주다 보니 자연스럽게 좋은 연기가 나왔던 것 같다. 배우들 또한 서로에게 신뢰를 주기도 했고.


 

진행 : <소통과 거짓말> 같은 경우 영화의 화면비가 정사각형에 가깝다. 빠져나올 곳이 없어 보이는 답답한 현실을 반영하는 듯한 화면이다. 그리고 영화가 전부 흑백으로 촬영되기도 했는데, 이런 형식을 택한 특별한 의도가 있으신지.

 

: 제가 영화에 대해 지식이 많은 편은 아니다. 어떤 의도가 있었는지를 세세하게 다 설명 드리기는 어렵지만, 시나리오를 쓸 때부터 이 영화는 흑백으로 찍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인공적인 음악이나 효과를 최대한 배제하고자 했다. 좁은 화면이 주는 위악의 힘이 생각보다 굉장했다. 모든 것을 다 보여줄 필요는 없고 보여지지 않는 부분에서 관객이 더 자극을 받는다는 생각을 했다. 두 인물에게 최대한 집중하면서 보여지는 것 밖의 것들에 대해 관객들이 끊임없이 생각하게 하고, 그 생각이 인물들의 얼굴과 대응하면서 무언가가 전달될 수 있도록 노력했다.

진행 : 제 기준에서는 인물들의 심리가 잘 전달되는 구성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영화가 채택한 형식이 그 기준에 적합하다고 보기에 지지를 보낸다

 





관객 : 슈퍼마켓 주인과 학원 원장의 1 2역은 어떤 의도인지가 궁금하다. 그리고 아이가 죽는 장면이 직접적으로 나오지 않는 이유도 궁금하다.

: 연극에서는 1 2역이 익숙하다. 같은 배우가 여러 가지 역할을 했을 때 얻어낼 수 있는 미묘한 효과가 있고, 그것 자체가 엄격하게 지켜야 할 원칙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오히려 잘하는 배우가 있으면 모든 역할을 다 해도 상관없다고 생각한다아이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딸아이가 죽은 모습을 굳이 구체적으로 그릴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다만 장선 배우에게 쓰레기 봉투를 들춰 봤을 때 아이가 어떤 형상으로 존재할 지 생각해 보라는 식으로 디렉션을 주었다

 

: 아이가 토막이 나있는 상황을 상정하고 연기를 했다. 내 아이의 시체임에도 불구하고 빨리 그 곳에서 도망치고 싶은 마음과 동시에 몸이 마음처럼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을 표현하려고 했다.



관객 :
영화 후반부에서 감독님이 직접 등장하시는데, 혹시 연기에 욕심이 있으신지.(웃음)

 

: 따로 욕심이 있는 건 아니고 영화를 제작하면서 시간에 쫓기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연기를 하게 됐다. 출연자를 따로 구하지 못해서 PD와 제가 직접 연기했다. 웬만하면 출연은 자제하고 연출에 전념하려고 한다.(웃음)

 


관객: 김 선생이라는 캐릭터에 대한 감독님의 설명을 조금 더 듣고 싶다.

: 김 선생은 소통이라는 문제, 즉 대화를 나누는 측면에서 많은 것이 무너진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왜 네 말만 하느냐, 혹은 왜 말을 듣지 않느냐는 이야기를 듣는 사람이 주변에 있는데, 저는 그 사람들에게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왜 그 사람이 소통을 하지 않으려는지에만 집중하지, 왜 그 사람이 자기 이야기만 하게 되는지나 지금 이야기에 왜 집중하지 못하는지에 대해서는 충분히 사람들이 생각을 잘 안 한다. 슈퍼마켓 주인이 여자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는 순간에도 김 선생은 본인의 모습을 철저히 감춘다. 끝까지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것이 이 사람이 세상을 사랑하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관객 : 주인공의 직업이 굳이 학원 강사인 이유가 궁금하다.

 

: 김 선생의 모티브가 된 외국인을 건대 입구에서 봤다. 힘없고 초라해 보이는 술취한 백인이었는데, 지나가는 여자를 아무나 붙잡고 섹스를 한 번 하자고 하더라. 여자 분은 어떻게 해야 할 지 몰라서 서있고, 저는 하지 말라고 말렸던 경험이 영화에 반영되었다처음에는 외국인을 캐스팅할까 하다가 시간이 촉박하다 보니 한국인 학원 선생으로 각본을 수정했다.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을 찾기가 쉽지가 않다.(웃음)


 

 




사회의 통념과 도덕적 잣대에 맞선 대담한 예술적 도전은 종종 우리가 사회를 인식하고 이해하는 지평을 넓혀준다. 그 과정에서 묘사되고 표현되는 것들이상식이라는 무채색 단어가 집어낼 수 없는 실재라면 더더욱 그렇다. 두 배우와 이승원 감독의 영화적 세계가 어디까지 그 외연을 넓힐 지가 새삼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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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indiespace_한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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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채롭고 풍요로운 언어로 아름답게 말하는 <시인의 사랑>  인디토크 기록


일시 2017년 11 15일(수) 오후 19시 30분 상영 후

참석 김양희 감독

진행 진명현 무브먼트 대표


 






*관객기자단 [인디즈] 이가영 님의 글입니다. 



<시인의 사랑>은 평범해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전형성에 벗어난 궤도를 그린다회색 빛의 겨울을 배경으로 일상을 얘기하고 있음에도 아름답게 느껴지는 이유는 시인의 언어 때문인지도 모르겠다마지막 상영 후 김양희 감독이 함께한 인디토크가 진행되었다.


 




진명현 대표(이하 진행): 가을이 시작할 때쯤 영화를 개봉했는데 이제 겨울이 와버렸어요. 두 계절을 지내며 <시인의 사랑> 마지막 관객과의 대화를 맞이한 소감이 어떠신가요?

 

김양희 감독(이하 김): 작년 12 20일에 촬영을 시작했어요. 겨울에 만들어진 영화인 만큼 추워진 날씨가 영화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느낌이 듭니다. 제주도에서 종영 소식을 듣고 서울로 올라오면서 마음이 이상했어요. <시인의 사랑>이 과거의 영화가 된다는 생각에 복잡 미묘한 심경입니다.

 

진행: 감독님의 첫번째 장편 영화라 제작부터 개봉까지 모든 과정들이 처음이었을 것 같아요. GV도 처음이었을 거고요. 아쉽게도 바쁜 스케줄로 인해 이 자리에 함께 하진 못했지만, 배우 세 분에 대한 고마움도 얘기해 주세요.

 

: 꼭 <시인의 사랑>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세 배우 분들이 바빠지셨어요. 감독의 입장에서 기쁩니다. 정가람 배우 같은 경우 가능성이 터져나가는 시기인 것 같아서 뿌듯해요. 저도 지켜보면서 더 분발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진행: 저는 영화를 다섯 번 정도 봤어요. 오늘 GV하기 전에 좋아하는 장면을 한 번 더 챙겨봤는데, 감정에 따라 좋아하는 장면도 매번 달라지더라고요. 처음 시나리오로 봤을 때는 글 자체가 아름다워서 문장들을 주워 담느라 정신이 없었어요. '생활적인 대사인데 왜 이렇게 아름답지형용사가 많지 않은 문장도 정확하게 감정을 전달할 수 있구나.'하고 느꼈어요 세 번째로 영화를 보고 나서는 안 좋았던 것들이 좋아지는 신기한 경험을 했어요. 불만사항 중의 하나가 시인과 소년이 왜 이렇게 갑자기 가까워지지?’였어요. 하지만 영화를 여러 번 보니까 그 지점이 이해가 가더라고요. ‘누구라도 그 자리에 있었다면 가까워졌겠구나, 의지할 수 밖에 없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글을 쓸 때 어떤 생각들을 하셨나요?

 

: 시나리오를 쓸 당시에는 영화로 만들어 질 거란 생각을 못했고 단지 영화를 만들고 싶은 감독 지망생에 불과했어요. 학교를 졸업하고 거의 10년동안 시나리오를 못 썼어요. 잘 안써지더라고요. 근데 특이하게 <시인의 사랑>은 발상하고 나서 초고가 20일 만에 나왔어요. 하지만 끝내고 나니 좋은 작품을 썼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고 초고 상태도 안 좋았어요. 제가 만약 어린 나이에 시나리오를 쓰고 주목을 받았으면 좀 우쭐했을 것 같은데, 나이도 좀 있고 영화 준비하려고 오랫동안 노력했던 사람이었기 때문에 들뜨지 않았어요. 대신 , 내가 어쨌든 간에 시나리오를 쓰려 노력했고, 누구보다 잘 쓰고 싶었던 사람 중 하나인데, 나의 열망이 드러나 사람들의 가시권에 들어가게 되었구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진행: 탈고라고 하죠, 시나리오 마무리 작업을 하면서 아쉬운 부분이 있었나요?

 

: 사실 소년과 시인이 정확히 어떤 감정인지, 사랑의 정체가 단순히 순수한 감정인지, 이런 부분을 규정해야한다는 요구를 받기도 했어요. 실제로 둘의 관계를 좀 더 명확히 규정짓는 시나리오를 써보기도 했고요. 하지만 결국 지금의 이야기로 결정지었어요. 모호하지만 좋은 부분을 포기하고 싶지 않았어요. 그 부분이 모호하기 때문에 좋은지, 혹은 명확하지 않아 불리한지는 아직 저 스스로도 복기가 안되고 있어요. 그 지점이 시나리오를 둘러싼 쟁점이었습니다.

 






관객: 영화 전반적으로 회색 빛과 차가운 분위기에요. 제주도 날씨의 영향 때문인지 혹은 의도한 건지 궁금합니다.

 

: 원래 제가 영화를 만들고 싶었던 계절은 가을이었어요. 쓸쓸하면서도 총천연색이 살아있는 풍경을 원했어요. 하지만 영화 제작 조건 상 겨울로 옮기는 것으로 결정지었습니다. 촬영감독님도 그렇고 많은 분들이 겨울의 회색톤이 일상의 쓸쓸함을 표현하는 데 오히려 더 좋을 것 같다는 말씀을 많이 해주셨어요. 처음부터 의도한 것은 아니었지만 배경이 드러내는 분위기도 영화에 담아내야 하는 조건 중 하나였습니다.

 

진행: 제주도의 변덕스러운 날씨 때문에 현장에서 고생하셨던 적이 있나요?

 

: 타이트한 촬영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데, 날씨 때문에 마음 졸였던 적이 있어요. 제주도는 하루아침에 날씨가 바뀌거든요. 오전 오후 날씨가 또 다르고 바람도 정말 세게 불고요. 좋은 날씨가 주어져야지만 찍을 수 있는 상황이 많았어요.

 

관객제주도를 영화의 배경으로 선택하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여러 작은 우연들이 겹치면서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만들어졌어요제주도는 섬이라는 지역적 특징 때문에 폐쇄성이 있고 많은 사람들이 특유의 고립감을 견디기 힘들어해요나의 프라이버시가 지켜지지 않는다는 단점도 있고요아름다운 자연과 가족 중심적인 사람들처럼 분명 따뜻한 면도 있지만보수적이고 폐쇄적인 이면이 있어요제가 제주도에 살면서 보고 느꼈던 부분들이 자연스레 영화에 녹아 들어간 것 같아요.

 

진행세 주인공의 주변에 인물이 없어요나머지 주변 사람들도 그 세 명을 고립시키는 역할을 해요특히 아내는 가게를 하면서도 친구가 없거든요. 소년도 친구가 없고 시인도 외로운 사람이에요그러다 보니 이 세 사람이 필연적으로 부딪히는게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어요찍은 공간도 섬이고 인물들 또한 섬처럼 느껴지는 순간들이 보였어요시인은 고뇌하면서 시를 써 내려가는 인물인데 시로써 대항하는 라이벌도 없거든요. 굉장히 재밌는 구도예요전형적인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전형성에서 많이 빗겨 나간 전개입니다이 또한 <시인의 사랑>을 특별하게 만들어 주는 장치인 것 같습니다 



관객: 감독님께서 규정되지 않은 감정을 자주 언급하셨는데, 연기 디렉팅을 어떻게 했는지 궁금합니다. 또 배우들이 어떤 감정으로 연기했는지 알고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 제가 이끌어 나가기 보다는 영화 속 상황에 처했을 때 실제로 어떻게 했을까 토론을 많이 나눴어요. 감정선이 중요했기 때문에 리딩 혹은 기술적인 면에서 따로 디렉팅을 하진 않았습니다. 양익준 배우님은 도전하는 마음으로 영화에 참여해 주셨어요. 배우는 어떻게든 감정을 자기의 몸에 붙여야 하는 거잖아요. 나중에는 자꾸만 신경 쓰이고 생각나는, 그런 감정이 아니겠어요?’ 하시더라고요. 실제로 홍보/배급을 맡은 진명현 대표님이 포스터에 자꾸 생각이 나라는 문구를 넣으셨을 때 짜릿한 느낌을 받았어요. 정말 통한 것 같아서요. 근데 영화 속 세 사람 모두 전사(前史)라고 하죠, 각자의 사이드 스토리가 있어요. 정가람 배우는 전사부터 시작해서 소년의 성장배경이나 공감되는 부분들을 찾으려고 했어요. 또 촬영장에서는 양익준 배우를 의도적으로 자꾸 쳐다보기도 하고요. 연기를 따로 배운 적 없는 어린 배우가 본능적으로 연기 할 때 굉장히 놀라웠어요. 마지막 촬영을 시인의 집에서 했는데, 정가람 배우가 시인과 그의 가족들이 함께 있는 모습을 보니 시인이 갑자기 싫어졌다며 이젠 보내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하더라고요. 그 때 , 이 배우가 꽤 진지하게 소년을 받아들이려 노력했구나생각했어요.

 

진행: 영화를 보면서 두 남자 배우의 캐스팅이 절묘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양익준 배우는 스크린을 뚫고 나오는 에너지가 있어요. 특히 관객을 화면을 통해 정면으로 잘 안 보는 배우예요. 조금 위에서 바라보거나 시선을 약간 피하고 있어요. 그럼에도 눈에 물기가 어려있고 쓸쓸해 보이는, 때때로 아이같은 면모를 보여주는 배우라고 생각해요. 반면에 정가람 배우는 굉장히 도발적인 이미지에요. 큰 스크린으로 정가람 배우를 보면 양 쪽 눈으로 마치 다른 생각을 한꺼번에 던지는 듯한 느낌을 줘요. 아무 말도 안하고 눈빛만 던져도 나이와는 무관한 무게감이 느껴졌어요. 오히려 초식동물이 양익준 배우에 가깝고, 정가람 배우는 야생의 짐승적인 느낌이 강해서 두 배우의 합이 되게 재밌다는 생각을 했어요. 영화의 흥미로운 포인트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관객: 아내가 남편이 다른 남자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가정을 위해 나가지만 말아달라고 사정하는 장면이 너무 마음 아팠고 보기 힘들었습니다. 이 장면을 넣은 의도가 궁금합니다.

 

: 캐릭터를 만들 때 좋은 면과 나쁜 면이 모두 보여져야 좋은 캐릭터라고 생각해요. 저는 아내가 가장 강하고 인간적으로도 가장 성숙한 인물이지만, 그 싹싹함과 바지런한 모습 이면에 무례함을 지녔다고 느꼈어요. 인물들의 모순적이고 입체적인 성격들이 이해 가능한 범위에 들어선다면 좋은 캐릭터라 생각합니다. 그 장면 같은 경우는 시인이 사랑하는 사람을 찾아 떠나겠다’는 것보다는 이 집이 싫고, 더 이상 아내와의 관계도 유지하기 싫고 모든 게 아름답지 않게 느껴지는 감정의 발로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아내 입장에서는 내가 이룬 것들을 무너뜨리지 말았으면 좋겠다. 사랑은 더 이상 중요한 게 아니니 더 큰 가족이란 의미를 생각해달라말하는 거죠. 제가 봤을 때는 부탁을 하는 장면이지만 또 다른 의미로는 강요하고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비단 이 캐릭터에게만 해당되는 특성은 아니지만, 이 장면을 통해 아내의 이중적인 모습, 좋은지 나쁜지 결론 내릴 수 없는 인물 특성을 한 순간에 보여주고 이해를 구하고 싶었어요.


 

관객: 고민했던 다른 결말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 다른 결말은 없었지만 어떤 부분을 더 강조할까 많이 고민했습니다. 다만 시나리오를 쓰고 연출 할 때 시인으로 시작해서 소년으로 끝나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어요. 소년에게 미래를 열어주는 듯한 장면으로 방점이 찍히는 결말을 생각했습니다. 여러가지 고민 끝에 지금의 결말이 지어졌던 것 같아요.

 

관객: 각본과 연출 모두 작업하셨는데, 연출 시 강조하고 싶었던 부분 혹은 현장에서 조율하며 바뀐 부분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 영화를 만들자 결정하기 전까지는 각본은 나만의 것인데, 연출을 할 때는 여러가지 지켜야 할 약속이 늘어나고 고려할 사항도 많아져요. 제가 창작한 인물과 배우들이 각자 해석한 인물이 따로 존재했지만, 결국은 그 사이 지점에서 캐릭터가 만들어졌던 것 같아요. 영화는 제가 끌고 나가는 것이 아닌 움직이는 것이라 생각해요. 때문에 감독과 캐릭터가 어떤 배우를 만나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각자가 상상한 캐릭터 사이에서 선택과 고민의 과정을 거쳐 캐릭터를 완성시켰습니다.



 




관객: 문학이 주 소재가 되는, 요즘 보기 드문 영화라 너무 좋았습니다. 시인은 생활력도 없고 자기 감정에만 빠진 자기중심적인 인물이기 때문에 그가 쓰는 시 또한 가치 없게 그려져요. 하지만 몇몇 장면에서는 시인의 주변 인물들이 자신도 모르게 시의 영향을 받아 감정을 표출하기도 해요. 계속해서 시적인 이야기를 이어가기도 하고 공감하며 감정을 교류 하는 장면이 인상깊었습니다.

 

진행: 감독님께서 제일 애정하는 캐릭터는 누구인가요?

 

: 소년을 제일 좋아합니다. 정가람 배우를 볼 때 짧은 순간이나마 제가 시인이 된 것 같은 감정을 느꼈어요. 아내는 저의 다른 모습이기도 하고 시인은 제 마인드와 직업적인 면에서 비슷해요. 하지만 소년은 제가 지나온 과거이니 스스로 책임질 수 있을 만큼 준비가 됐을 때 써야한다고 생각했었어요. 실제로 정가람 배우는 보수적인 집안에서 자라 연기를 하게 될 줄 몰랐다고 해요. 하지만 마음 속에 뭔가 있어 혼자 밀양에서 올라온 거거든요. 소년의 마지막 모습처럼요. 저 또한 영화를 하고 싶어 스스로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했어요. 그런 말할 수 없는 열망을 많이 상기시켜 주기 때문에 소년 캐릭터를 좋아합니다.



관객: 시라는 것을 알게 되고 시를 통해 느낀 감정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전달되는지에 대해 관심이 많아졌어요. 하지만 주변 사람들과 얘기하며 감상을 나누려니 찌질한 사람이 되어버리더라고요. 많이 의기소침 했지만, 오늘 이 영화를 통해 제가 시를 좋아할 이유를 다시 찾은 기분입니다. 계속 감독님의 좋은 작품 보고싶습니다.

 

진행: 지금 관객 분들의 질문과 감상이 감독님께 큰 응원이 되어서 다음 작품 하실 때 동력으로 작용할 거란 생각이 듭니다. 마지막 상영 함께해 주신 관객분들 감사합니다. 오늘 함께하지는 못했지만 세 배우 분들에게도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 영화 속 특이한 등장인물이 감정적으로 받아들여지고 보편성을 얻는 순간 굉장히 의미 있는 이야기가 완성된다고 생각해요. 그런 영화를 좋아하고요. 원래 혼자서 영화를 만들 때는 관객의 존재가 불투명하게 느껴졌어요. 하지만 올해 <시인의 사랑>을 통해 따뜻하기도 하고 무섭기도 한 관객의 존재를 알았으니 다음 이야기를 좀 더 입체적으로 떠올리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다음 작품은 더 책임감을 가지고 찍겠습니다. 관객 분들을 꼭 다시 만나고 싶네요. 오늘 와주셔서 감사하고 말씀 주신 것처럼 정말 많은 동력이 됐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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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즈] 10년 전의 은하해방전선을 떠올리며,  마음이 모인 <은하해방전선>  인디토크 기록


일시 2017년 11 12일(일) 오후 3시 30분 상영 후

참석 윤성호 감독, 박혁권 배우

진행 서영주 배우






*관객기자단 [인디즈] 최대한 님의 글입니다. (사진제공 신소영 님)



영화 <은하해방전선>이 개봉한지 어느새 10년이 흘렀다. 19살 때 친구들을 통해 처음 접했던 <은하해방전선>을 기억하며 극장을 찾았다. 과거를 회상하며 극장에 찾아온 사람들, 혹은 처음 접하는 사람들과 함께 영화를 관람하고, ‘은하역을 맡은 서영주 배우의 진행으로 인디토크가 시작되었다.


 



서영주  : 안녕하세요. <은하해방전선> 인디토크를 진행하게 된 서영주입니다. 영화에서 은하역을 맡았습니다. 이 영화를 오랜만에 다시 보게 됐는데 너무 재미있는 거예요. 이렇게 좋은 영화를 만들어주신 감독님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윤성호 : 저희끼리는 여기서 그러면 안돼요. 아무래도 진행을 괜히 부탁드린 것 같아요. (웃음)

 

서영주 : 이렇게 웃으면서 시작을 해서 좋은 것 같아요. 인사하면서 본격적으로 인디토크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윤성호 : 제가 극장에서 영화를 한 달에 6편정도 보거든요. 근데 올해 이렇게 긴장하면서 영화를 본 게 처음이에요. 오늘 이렇게 영화를 보러 와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박혁권 : 항상 소통을 중시하고, 연기해서 먹고 사는 박혁권입니다. (웃음)



관객 오랜만에 <은하해방전선>을 극장에서 볼 수 있게 되어 반가운 마음으로 극장에 찾았습니다제가 말은 많은데 실속이 없거든요저랑 비슷하게 느껴져서인지 이 영화가 정말 좋습니다. (웃음감독님이 영화 속에서 중시하는 소통에 대해 차기작을 찍을 계획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윤성호 일단 저는 지난 몇 년 동안 영화를 만든 적이 없어요. <은하해방전선>을 만들었던 때 제가 가지고 있던 캐릭터의 세계관이나 제 나름대로 추구하는 가치가 현재는 많이 달라졌어요제일 큰 변화로저를 닮은 것으로 사료되는 영재라는 주인공에 대한 애정이 완전히 사라졌어요저 당시에 스스로는 영재라는 캐릭터에게 박하다고 생각했는데지금 다시 보니까 너무 후한 설정을 했다고 느껴집니다. (웃음) 최근에는 웹드라마를 제작하고 있는데이 웹드라마 시리즈들에서 제가 현재 추구하는 가치와 그에 관한 것들을 다루고 있고이게 질문에 대한 답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관객 저는 이번에 이 영화를 처음 봤는데요정말 재미있게 봤습니다영화를 보다보면 소통이라는 이야기가 참 많이 나오는데요진짜 소통하지도 않으면서 소통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들을 비판하는 느낌을 받았어요마지막에 영재가 진정한 소통에 이르게 된 것인지소통 자체를 잃게 된 것인지 그게 궁금합니다.

 

윤성호 제가 <은하해방전선>을 제작할 때의 기억을 떠올려보면 국내 영화제에서 소통이라는 말이 참 많이 나왔어요그리고 영화뿐만 아니라 정치행정문화예술 분야에서 대담을 했을 때 소통이라는 말을 비롯해 관념적인 용어들로 모든 것을 퉁치는 경향들이 있었던 것 같아요저는 이렇게 관념적인 용어로 퉁치는 경향들에 대한 시니컬함이 있었는데그게 이 영화를 끌어갈 정도의 에너지라든지마지막을 선사할 테마까지는 아니었나봐요이런 부분은 과거에 제가 생각했던 것과 다르게 연출이 되었다는 것을 느꼈어요.





서영주 생각해보니까 이 영화를 처음 접하신 분도 많을 것 같아요여기 계신 두 분을 오랜만에 만났는데, 다시 보니 어떠신지 궁금합니다.

 

박혁권 본의 아니게 회고전 느낌이네요. 오늘 영화 상영한다는 이야기 듣고 따져보니 10년이 지났더라고요이 영화를 오랜만에 보니까 생각보다 섹스 이야기가 너무 많이 들어가 있고, 정치적인 코드도 너무 많이 들어가 있고...(웃음) 찍을 당시에는 이런 코드들이 많이 들어가 있다고 생각 안 했는데 굉장히 낯설더라고요그 때의 제 기억과 다른 영화여서 좀 신기했어요.

 

서영주 굉장히 재미있는 게 저는 박혁권 배우가 이번에 느꼈다고 말씀하신 감정을 오히려 예전에 느꼈었어요오늘 <은하해방전선>을 다시 봤을 때는 오히려 순수한 영화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첫사랑 영화가 아닌데도 첫사랑 영화 같은 느낌이 나면서 괜히 눈물이 나더라고요.



관객 : 오늘 <은하해방전선>을 처음 접하게 되었는데요, 저도 서영주 배우님처럼 영화를 보면서 눈물을 흘리기도 했습니다. 영재와 은하가 여관에 있을 때 불렀던 노래가 어떤 노래인지 궁금하고 그 노래의 가사도 궁금합니다.

 

윤성호 : 이 질문에는 저보다 영주씨가 대답하는 게 더 좋을 것 같아요. 시나리오에서 미리 정해둔 게 아니라, 영주씨가 그 날 이 노래를 불러서 그대로 연출하게 됐거든요.

 

서영주 : 사실 저도 이 부분에 대해서 한번 이야기하고 싶었는데요. 제가 그 씬에서 부른 노래는 옛날 한국 정가이고 우리나라의 한이 담긴 내용의 가사에요. 제가 그런 노래들을 많이 알고 있어서 감독님께 제안했고 이런 씬이 나왔습니다.


박혁권 : 이야기를 듣다보니까 영화가 다 급조해서 만들어진 것 같아요. (웃음)

 

윤성호 : 영화를 다시 보면서 지금의 저와 그 때의 저는 참 많이 다르다고 느꼈어요. 저 때는 제가 생각했던 것과 다르게 배우가 연기를 하면 제가 맞는 건지 배우가 맞는 건지 헷갈리기도 했고 배우의 액팅에 마음이 움직이면 보통 배우의 액팅을 따라갔거든요. 지금의 저는 제가 생각했던 전체적인 그림과 다르면 안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이제는 기성 감독이 된 건 아닌가 싶어요. (웃음)


 







관객 : 영화에서 소통이라는 단어만큼 스트레스라는 단어도 정말 많이 나오는데요. 감독님과 박혁권 배우님에게 10년 전과 지금의 스트레스는 어떻게 다른지 궁금합니다.

 

박혁권 : 저는 요즘 따라 부쩍 제가 잘 살고 있는지 의문이 들어요. 최근에 작품 하나를 끝내고, 1년 정도 안식을 하려고 하는데요. 계속 무엇이 스트레스고 무엇을 원했기에 스트레스가 왔는지, 난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찾고 있는데 딱 답을 낼 수가 없더라고요. 하다보니까 이런 고민도 그냥 스트레스인 것 같고.

 

윤성호 : 참 아이러니한 게 사람이랑 영화가 닮아가는 것 같아요. <은하해방전선>을 제작할 당시에 상업 영화를 해야겠다는 생각은 전혀 없었고, 심지어 내러티브가 있는 영화를 할 생각도 없었어요. 제가 이전까지 만들었던 영화는 보통 다 파편화된 느낌의 영화였어요그리고 저는 이 영화에 제일하기 싫었던 게 멜로 코드였어요. 근데 김일권 피디님이 저한테 멜로 코드를 권하셨고, 저는 진짜 마지못해 넣었는데 이 코드가 지금의 제 진로를 바꿔버렸어요. 관객들도 이러한 멜로코드에 반응했고 제 방향성이 점점 그 쪽으로 갔어요. 이렇게 조금씩 변하면서 저보다 관객들이 어떻게 느낄지를 먼저 신경 쓰게 되더라고요

다시 스트레스라는 본론으로 돌아가면, 그 때는 서툴긴 했지만 제가 하고 싶고 추구하는 것이 분명했는데, 지금의 저는 사람들이 좋아할까?’라는 것이 먼저 신경 쓰이더라고요. 이러한 부분이 저의 스트레스인데, 오늘 이 영화를 보면서 다시 이 부분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아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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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즈겨울날의 재회에 관한 기록  마음이 모인 <혜화, 동>  인디토크


일시 2017년 11월 11일(토) 오후 7시 30분 상영 후

참석 민용근 감독, 유다인 배우 

진행 진명현 무브먼트 대표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신 님의 글입니다.



<혜화,> 시간적 배경인 겨울이 찾아온 2017년의 오늘인디스페이스 10주년 기념 상영회의 일환으로 <혜화,> 다시 인디스페이스를 찾았다영화의 내용에 관한 이야기뿐만 아니라촬영 뒷이야기들제작과 개봉을 둘러싼 작고 질박한 이야기들을 들을  있었다추운 겨울의 한기를 녹이는 작은 온기에 관한 기록이 여기에 있다.






진명현 무브먼트 대표(이하 : 안녕하세요진행을 맡게 된 진명현이라고 합니다.

 

유다인(이하 ) 안녕하세요영화가 개봉한지 오래됐는데 이렇게 GV 하게  줄은 몰랐네요감사드립니다.

 

민용근(이하 ) : 저도 오랜만에 GV 하게 돼서 감회가 새롭네요와주셔서 감사합니다.

 

 : 영화가 개봉한지 6 가까이 지났네요 작품은 어쩌면 한국 독립영화 GV 문화의 시초와도 같은 작품이라고 생각해요민용근 감독님께서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100 가까이 GV 하셨다고 하더라구요 많은 시간이 지났는데 두 분이 작품을 어떻게 기억하고 있는지 알고 싶습니다.

 

 : 이 작품은 제가 처음으로 정말 하고 싶었던 작품이고지금까지도   영화로 기억해주시는 관객관계자분들이 많으신  같아요.  

 

 : 지금 되돌아보니 당시 되게 행복했던  같아요 때도 이맘때 즈음에 조그만 사무실에서 스탭들과 만나 가족같은 분위기에서 촬영을 했었어요지금 생각해보니 감회가 새롭네요.


 : 혜화는 한국 여성 캐릭터 중에서도 중요한 캐릭터라는 이야기를 하는데어쩌면 유다인 배우님께도 혜화는 아직까지 각별할  같아요지금 혜화는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요?

 

 : 촬영하면서, 또 촬영이 종료된 후에도 혜화는 그저  살고 싶었던 거라는 생각을 했어요 살고 있으면 좋겠어요.

 

 : 감독님의 마음속에서 혜화는 언제 태어난 캐릭터인가요?

 

 : 시작은 정말 오래된 옛날인  같아요. 2000년대 초반에 TV 다큐멘터리 조연출을 하면서 버려진 개들을 찾아 돌보는 여자분 이야기를 찍은 적이 있어요유기견의 숫자가 굉장히 많았는데한겨울에도 탈장된 개를 구조하려고 며칠을 보내기도 하셨어요안타깝게도 개를 결국 놓치고 펑펑 우시던 모습에 가슴이 아프더라고요 슬픔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다가 개에 관한 슬픔뿐 아니라  분이 스스로 가지고 있는 슬픔은  뭘까 생각을 했습니다혜화 캐릭터는  후에 시나리오를 쓰면서 설정을 덧붙이면서 만든 캐릭터인  같아요.


 




 : 영화가 개봉했을 때도 <혜화,> 둘러싸고 많은 질문들이 있었는데 때에도 많이 들어왔던 질문 하나 하겠습니다.  필름 통에 모으던 손톱은 누구 것입니까?

 

 : 제 거예요장편 시나리오로는 제가 처음  작품이 <혜화,>인데처음 연출한 작품에는 항상 누구나 자신의 흔적을 남기고 싶어하는  같아요예전부터 손톱을 자르면서  신체 일부인데 뭔가 버리면 안될  같아서 모으고 있었어요시나리오를 쓰면서 혜화 캐릭터가 과거의 상처를 잊지 않고 기억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손톱을 넣었어요.

 

 : 혹시 아직도 모으고 있다면  개나 모으셨는지요?

 

 : 3,4년에 보통  통이 나오던데지금은 여섯일곱 통 정도 모았어요.

 

 : 이 영화를 다섯 번을 봤는데  때마다 인상 깊은 장면이 꼭 있더라구요 분은 지금 떠올려보면 가장 인상 깊은 장면이 무엇이신가요?

 

 : “ 나는 아니에요라고 혜화가 의사에게 말하는 장면이 기억이 나요. 연기  때마다 특정한 대사를 기억하고 캐릭터에 대한 스케치를 시작하는데 저는 혜화를 떠올리면서  대사를 많이 생각하기도 하고  나온 대사라고 생각해요.

 

 : 개가 나와서 혜화를 위로해주는 장면이 있어요실제로 시나리오를 쓰면서 개에게 모종의 눈빛 연기를 기대했는데막상 촬영을 해보니 개에게 연출을 부탁하는 게 정말 어렵더라고요그냥 카메라 앞으로만 나오게 하는 것도 힘들고요마지막이다 생각을 하고 촬영을 하는데 개가 갑자기 오더니 혜화의 옷을 물더라구요 장면이 마치 하늘이 도운 기적 같아서 기억에 남아있어요

 

관객  겨울이 배경인가?

 

 : 의도한 바는 아니에요원래는 가을을 배경으로 하려했는데일정 문제로  두 달정도 촬영을 미루면서 추운 계절에 찍게 됐는데나중에 영화를 완성하고 나니 겨울의 이미지가 영화 안에서  부피를 차지한다고 느꼈어요영화가 끝나고  뒤에 인물들이 이제는 따뜻한 계절을 맞지 않을까 생각을 하기도 했구요.

 

관객 : 영화의 제목을 어떻게 짓게 되셨는지 말씀해주실  있을까요?

 

 : 처음에는 원래 <혜화,> 쓰고 동 옆에 괄호를 치고 아이 동()이라는 한자를 넣었어요그런데 마침 계절에 대한 생각을 하다보니 이게 겨울 동()이라고 읽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서 그냥 한자를 지우고 중의적으로 남겨놨어요.

 

 



관객 : 극중에서 의사 역할에 관한 감정이 모호하게 표현되었다고 생각했어요.

 

 : 그런  같아요마음이 없을 수는 없잖아요그러면 그렇게 자기 아들과 내버려두지는 않았을테니까그런데 나이 차이도 있으니까 굳이 마음을 키우지는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이미 다른 누군가를 만나고 있던 차이기에 마음을 정리하지 않았을까.

 

 : 혜화의 연기가 극중에서 굉장히 중요했던  같아요연기를 하시면서 혹시 중요하게 생각했던 포인트가 기억나시나요?

 

 : 말씀드렸다시피 저에게는 굉장히 중요한 역할이었는데처음에는 잘하고 있는지 확신을 하지 못했어요. 혜화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제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죄책감이 들기도 하더라구요그런데  죄책감이라는 감정이나 책임을 져야한다는 감정이 어쩌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