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즈_Choice]에서는 이미 종영하거나 개봉으로 만나볼 수 없었던 작품들을 소개합니다. 

이 코너에서 소개되는 작품들은 독립영화 전문 다운로드 사이트 '인디플러그'(www.indieplug.net)에서 

다운로드 및 관람이 가능합니다.


<카니발> 다운로드 바로가기 >> http://www.indieplug.net/movie/db_view.php?sq=73







<카니발> 리뷰: 그럴듯한 이름의 광기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은정 님의 글입니다.



사람들이 지하철에 앉아있다. 사람들 사이로 다리를 저는 장애인이 지나간다. 그녀는 사람들의 동정을 구하고 있다. 어린 아이가 장애인을 조롱하며 그 뒤를 따라가지만 아무도 저지할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 때 남자의 눈빛이 여자와 마주친다. 남자는 황급히 눈을 피한다. 그리고 다음 순간 남자는 자리에서 일어나 따끔하게 주의를 준다. <카니발>에는 서로 다른 두 명의 장애인과 남자의 관계가 그려진다. 남자는 그가 두 번째로 만난 노숙자로 보이는 장애인에게 돈 대신 아침에 이웃에게서 받은 선물을 건넨다. 남자는 자신이 호의를 보였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상대방은 그가 준 물건을 버리고 열차에 탑승하려고 한다. 남자는 자신의 호의를 거절한 장애인에게 화가 난다. 그는 자신의 건강한 몸을 이용해서 장애인을 폭행한 뒤 도주한다.





남자는 호의에 대해 자신의 기준을 강요하는 폭력적인 사고방식을 일삼는 사람이라는 것이 한 눈에 보인다. 처음 열차에서 만난, 장애인을 조롱하는 아이를 저지한 이유도 그게 마땅히 도덕적인 일이기 때문이 아니었다. 오히려 맞은편에 앉은 여자에게 호감을 사기 위해 총대를 짊어지는 심정으로 행동했다. 그는 무엇이 바람직한지 알고 있지만 그것의 진정한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이후 그는 장애인에게 자신의 애물단지를 건네면서도 ‘노숙인이므로 당연히 나의 호의에 고마워 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한다. 그렇기 때문에 노숙인이 자신의 호의를 거절했을 때 화가 났던 것이다. 그가 상대방을 자신과 동등한 위치의 인간으로 생각했다면 노숙인을 폭행하는 일 따위는 없었을 것이다. 엄밀히 말해 그는 자신의 쓰레기를 ‘호의’라는 이름으로 노숙인에게 버린 것이다. 쓰레기를 받고 감사함을 느낄 이유는 없다. 게다가 상대방은 구걸하는 노숙인인데, 잘 포장된 물건을 들고 다닌다면 그의 사업에도 큰 지장이 생길 것이 분명하다. 





남자는 자신의 삶에서 품어 온 분노를 스스로가 가장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방식으로 분출했다. ‘나는 호의를 베풀었지만 상대방은 이를 무시했으며, 이유를 물었지만 나를 먼저 건드렸기 때문에 내가 이러한 행동을 할 수 밖에 없었다.’라는 그럴 듯한 방식으로 말이다. 영화에서 이야기하는 것은 바로 인간 깊은 곳에 내재한 합리적인 척하는 광기이다. 연민과 동정, 자비는 나와 동등한 인간에게 베푸는 것이 아니라는 무의식적인 전제 속에서 인간이 얼마나 쉽게 광기에 휩쓸리며 그것을 얼마나 단순한 방법으로 합리화 할 수 있는지를 이야기하고 있다. 또한 도덕이라는 것이 어수룩한 인간의 손에 들어가면 행동의 동기에 따라 기괴한 방식으로 변모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남자는 달라진 것 없는 하루를 산다. 그러나 그는 알고 있다. 많은 것이 달라졌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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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indiespace_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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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7회 독립영화 쇼케이스 '백종관 감독 단편선'


한국독립영화협회와 함께하는 127회 독립영화 쇼케이스에서 '백종관 감독 단편선'을 상영합니다. 관람을 원하시는 분은 아래 내용을 살펴보시고 신청해주세요.


● 신청방법: https://goo.gl/forms/2ZoTOmivhTbeqQNY2 에서 양식 작성 

(선착순 마감이며 조기 마감될 수 있습니다. 마감시 구글 신청서 페이지가 닫힙니다. )

● 초대일시: 7월 11일(화) 오후 7시 30분

● 장소: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

● 부대행사: 상영 후 관객과의 대화






<호소런 Well, I have already lost patience>

2008|9min 20sec|color

몸과 마음은 모두 땀에 젖고, 입 안 가득히 촛불.

 


<출근 Way to Work>

2012|8min 8sec|color

매일 아침, 출근길에 한강을 건넜다. 

수많은 사람들 사이, 치열한 삶 속에서 한강은 너무 넓고 고요해 그 존재가 때론 초현실적으로 느껴진다. 

그 풍경을 바라보는 시간은 찰나에 가까웠지만 그 인상은 하루의 시작을 지배할 만큼 큰 것이었다. 

붙잡고 싶었던 시간의 파편들을 모아, 곁에 있으나 알아채기 힘들었던 안식의 빛을 불러내어 본다. 

 


<이빨, 다리, 깃발, 폭탄 Frequency Resonance>

2012|36min|color

라디오를 듣는다. 돼지들은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에 출연을 고사하고, 서울은 재개발에 여념이 없다. 

영사기가 돌아가기 시작하면 삼룡은 절규하며 불 속으로 뛰어든다. 

군부독재는 대학가요제를 만들고, 가요제에서 까에따노 벨로주가 노래한다. 

“이빨, 다리, 깃발, 폭탄 또는 브리짓 바르도.”

 


<양화 Willow Flower>

2013|7min 27sec|color

양화대교는 하지 않았어도 될 공사 때문에, 2년 동안 기형적인 ‘ㄷ’자 형태로 서 있었다. 

난데없이 한강 위에 등장하게 된 레이싱 트랙. 

이 으르렁대는 괴물은 밤마다 매혹적인 이미지들을 뱉어낸다.

 


<와이상 i-image>

2015|14min|Color + B&W

안토니오 그람시의 서신집 [감옥에서 보낸 편지]를 펼쳐 보니, 

오래전 와이상에게 받았던 에반게리온 그림엽서가 꽂혀있다. 

그람시가 에반게리온 애니메이션의 텅 빈 프레임들에 주목했던 것처럼, 

그는 와이상이 촬영한 영상들을 계속 돌려본다.

 


<순환하는 밤 Cyclical Night>

2016|17min|Color + B&W

시간은 이음매에서 어긋나고, 밤의 어둠 속에 유령이 다시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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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indiespace_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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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기지고 빛나는 꿈을 노래하다 <델타 보이즈>  인디토크 기록


일시 2017년 6 11일(일) 오후 2 30분 상영 후

참석 고봉수 감독 | 배우 백승환, 신민재, 김충길, 윤지혜

진행 허남웅 평론가








*관객기자단 [인디즈] 이지윤 님의 글입니다.




지질하고 궁핍한 네 인물이 있다. 매형이 운영하는 공장에 얹혀살며 일하다 뛰쳐나와 4중창 대회 준비를 이끄는 ‘일록’. 내세울 건 유창한 영어발음 뿐인 시카고 출신 ‘예건’. 노래를 하고 싶지만 경력이라곤 ‘슈퍼스타K’ 예선 탈락 뿐인 ‘대용’. 아내와 도넛 트럭에서 장사를 하는 ‘준세’. <델타 보이즈>는 이런 네 인물들이 모여 사중창 대회를 준비하는 이야기를 담아낸다. 6월 11일의 오후, 허기진 일상 속 빛나는 꿈을 담은 <델타 보이즈>의 인디토크가 진행되었다. 허남웅 평론가의 모더레이팅으로 진행된 인디토크에는 작품을 연출한 고봉수 감독과 네 명의 배우들이 함께했다.







허남웅 평론가(이하 허): 먼저 감독님에게 질문 드리겠다. 영화 속에서 인물들이 부르는 노래이기도 한 ‘델타 리듬 보이즈(Delta Rhythm Boys)’의 ‘제리코의 싸움(Joshua fit the battle of Jericho)’ 공연 영상을 유튜브로 보고 아이디어를 얻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어떻게 아이디어를 얻어서 영화로 만들게 되었는지 제작 과정에 대한 설명 부탁드린다.



고봉수 감독(이하 고): 말씀하신대로 유튜브 영상을 통해서 아이디어를 얻게 되었다. 그때 마침 만난 배우가 네 명이었다. 그래서 남성 사중창을 소재로 영화를 만들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여기 있는 네 명의 배우들이 굉장히 연기를 잘한다. 그래서 믿고 갈 수 있었다.



허: 배우님들에게 공통적으로 질문을 드리겠다. 이 영화의 시나리오를 본 후에 어떤 인상을 받았는지, 그리고 자신의 캐릭터를 어떻게 준비했는지 여쭤보고 싶다.



백승환 배우(이하 백): 감독님이 시나리오라기보단 트리트먼트로 상황만 정리해서 보여줬다. 일단 노래를 해야 돼서 조금 겁이 났는데 잘할 필요가 없다고 해서 흔쾌히 하기로 했다. 역할에 대해서는 감독님이 ‘너처럼 표현을 해’라고 했다. 그래서 최대한 나 자신을 표현하려 했다.



윤지혜 배우(이하 윤): 처음에 이런 캐릭터인지 몰랐다. 감독님이 백승환 배우에게 말한 것처럼, 너처럼 표현을 하면 될 것 같다고 했다. 그래서 나 자신처럼 표현했는데 오케이가 됐다. 내가 저런 성격인줄 몰랐다.(웃음)



김충길 배우(이하 김): 준세라는 인물에 대해 처음 들었을 때 노래에만 ‘올인’하는 다른 사람들에 비해 가정도 있고 현실적이라는 생각을 했다. 연기는 정극을 한다는 생각보다 최대한 자연스럽고 리얼하게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준비했다.



신민재 배우(이하 신): 감독님과 이전에 몇 편의 단편을 함께 작업하며 느꼈던 점은 촬영 환경이 너무나 재미있다는 것이다. 장편을 제안했을 때 걱정도 있었지만 재미있게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최대용이라는 캐릭터 역시 감독님이 모두에게 말한 것처럼 ‘최대한 너의 모습을 보여라’라고 디렉션을 주셨다. 연기라는 꿈을 좇던 사람으로서 최대한 내 이야기를 많이 해보려 했다.



허: 윤지혜 배우님의 경우 <델타 보이즈>에서 감독님과 다른 배우님들을 처음 만난 걸로 알고 있다.



윤: 교회들이 모이는 캠프가 있는데, 그 캠프에서 우연히 감독님과 인사를 하게 되었다. 그곳에서 간증을 하는 모습을 감독님이 보고 캐스팅 제의를 했다. 그래서 함께 작업하게 되었다.



신: 감독님과 처음 만났을 때 굉장히 특이한 분이라고 생각했다. 연극을 하다보니 틀에 박힌, 짜여진 연기를 많이 했는데 감독님과의 작업은 그렇지 않아서 굉장히 신선했다. ‘대본 다 안 외워도 돼. 너 하고 싶은 얘기 많이 해.’라는 말씀을 해주어서 처음에는 어렵기도 했지만 점점 하다보니 연기를 조금 더 재밌게, 수월하게 할 수 있었다.



김: 사실 평소에 대본대로 하는 걸 더 힘들어 한다. 그래서 언젠가 자유롭게 해 줄 수 있는 감독님을 만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단편 영화로 처음 작업했을 때 감독님이 오로지 그 상황에만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어서 정말 자연스러운 연기를 할 수 있었다. 신나게, 긴장하지 않고 재미있게 영화를 만들었다.



백: 한 작가님을 통해서 감독님을 처음 소개 받았다. 만나기 전에 감독님의 작품들을 찾아봤는데 코미디를 정말 좋아하시더라.(웃음) 코미디는 해본 적이 없고 주변에서 시켜주지도 않았다. 그래서 잘 할 수 있을까 생각을 하면서 갔는데 감독님과 코드가 잘 맞았다. 처음에는 조금 어려웠지만 몇 달 하다보니까 재미있더라. 



허: 자신이 한 연기 중에서 어떤 부분이 가장 인상에 남는지?



백: 감독님이 ‘넌 욕을 하면 재밌다.’라고 했다. 리허설을 할 때 이 욕 저 욕 다 시켜보더라. 그래서 영화에서 욕을 계속했다. 영화의 장면들과 잘 어울려서 잘 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윤: 아까도 언급했듯이 <델타 보이즈> 촬영을 하며 배우들을 처음 만났다. 한 번 만나서 인사를 하고 두 번째에 바로 촬영에 들어갔다. 그래서 상대역인 김충길 배우를 잘 모르던 상황이었는데 감독님이 서슴없이 때리고 욕하고 발로 차라고 했다. 조금 당황했지만 김충길 배우가 잘 받아줘서 놀랐다. 스스럼없는 감독님의 디렉팅과 더불어 김충길 배우가 잘 받아준 덕에 편안한 연기를 할 수 있었다. 치고받고 싸우는 장면은 서로 합을 맞춘 게 아니다.



김: ‘웃프다’라는 말이 있지 않나. 웃기면서 슬픈 장면이나 연기를 굉장히 좋아한다. 작품에서 준세가 술에 취해 옥상에 올라가서 대용에게 뭐라 뭐라 말하는 장면이 있다. 그 장면이 개인적으로 좋다. 극장에서 가끔 작품을 보다보면 어떤 분은 그 장면에서 계속 웃으시지만, 어떤 분은 눈물을 흘리시더라. 그래서 쑥스럽지만 굳이 한 장면을 뽑자면 그 장면이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다.



신: 김병지 선수 이야기를 하는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감독님이 스스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해보지 않겠냐고 제안을 했다. 그런 기회가 사실 흔치 않다. 감독님이 기회를 줘서 스스로 평상시에 생각했던 것들, 어린 시절, 연기나 동료를 통해서 느낀 점들을 한 번 이야기 해보고자 했다. 



관객: 옥상에 거울이 있다. 거울에 비춰지는 장면들이 있는데 어떤 의미가 있는지 궁금하다. 또 왜 라면만을 먹는지도 궁금하다.



고: 거울에 대해서는 영화를 보신 관객들이 더 다양한 해석을 주신다. 생각하기 나름이지 않을까. 라면은 촬영할 때 가장 준비하기 쉬운 음식이었기 때문에 사용했다.





허: 예건 역의 이웅빈 배우님은 미국에 계신 관계로 오늘 자리에 함께하지 못했다. 이웅빈 배우님에 대해서도 들어보고 싶다. 



고: 미국에서 만난 다재다능한 배우다. MC, 라디오 DJ 출신이다. 남성 사중창도 실제로 했다. 춤도 잘 춘다. 배우로서의 모든 요건을 갖추고 있는 훌륭한 배우다.



허: 고봉수 감독님이 연출한 <튼튼이의 모험>(2017)이 전주국제영화제에서 굉장히 호응을 얻었다. 지금 인디토크 자리에 함께한 배우님들이 다 출연한다. 이웅빈 배우님만 출연을 하지 않아서 이유가 궁금했다.



고: 시골 이야기이다보니까 미국 교포 출신이 나오는 건 조금 아니다 싶었다.(웃음) 이웅빈 배우가 미국에 있기도 했고. 다음에 또 출연해준다면 저희가 영광이다.



관객: 일록이 야구 연습장에 가서 처음에는 몸으로 공을 맞고 후에는 배트로 공을 치는데 그 장면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궁금하다.



백: 일록이 자책을 많이 하는 인물이지 않나. 야구공을 몸으로 맞는 것은 자책의 한 가지 방법이다. 그리고 야구 연습장에 가기 전에 대용에게 노래가 하고 싶냐고 물어본다. 배트를 휘두르는 건 일록이 대용의 이야기를 듣고 앞으로 나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하는 행동이다. 그런 의미로 감독님이 연출한 것 같다.



관객: 각본보다는 애드리브 위주로 간 영화다. 그렇게 연출한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고: 사실 배우들의 입장에서는 어려운 작업이었다. 그런데 정말 잘하는 배우들이다. 이렇게까지 상황에 몰입해서 연기를 할 수 있는 배우가 드물다. 그래서 이 작품이 나올 수 있었던 것 같다.



허: 현장에서 캐릭터와의 접점을 어떻게 찾았는지 배우님들에게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다.



신: 백승환 배우와 김충길 배우는 어려서부터 봐온 배우들이다. 확실히 상대방을 믿으니까 그런 연기가 나올 수 있었다. 신뢰하는 만큼 편안하고 신나게 연기를 할 수 있었다. 대본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대본에 많이 치이던 사람인데, 고봉수 감독님을 만나면서 또 다른 연기의 세계를 맛본 것 같다. 좋은 시간이었다.



김: 배우들마다 성향이 있다. 대본이 있어야 연기가 빛을 발하는 배우들이 있고 오히려 자유롭게 풀어줬을 때 연기를 잘하는 배우들도 있다. 나는 후자 쪽에 해당되는 것 같다. 고봉수 감독님의 영화를 찍을 때는 연기를 잘하기 위해서 준비를 안 해야 된다. 상대가 무슨 말을 던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준비를 하게 되면 상대가 다른 말을 던지는 순간 당황하게 된다. 그냥 그 상황에 집중을 하고 맞춰서 받아주기만 하면 되니까 오히려 준비를 안 하려고 노력했다. 배우들은 좋은 연기를 하려는 마음에 뭔가를 준비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데 그 마음을 억지로 눌렀다.



윤: 당시 갑작스럽게 불려 와서 준비할 겨를이 없었다. 그래서 어떤 걸 준비해야 되는지 몰랐고 그게 김충길 배우의 말대로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준비를 했더라면 욕을 잘 하지 못했을 거란 생각이 든다.



백: 연기를 하면서 씬이 이어지게 하려고 나름대로 노력을 했다. 그때는 그게 많이 어려웠는데 지나고 보니까 감독님만 믿으면 됐던 것 같다. 감독님이 카메라 뒤에서 보며 붙일 것들을 다 생각하니까. 현장에서 그 순간에 집중을 하고 말하고 듣는 것만 잘하면 좋은 영화로 만들어진다. 다른 것보다 믿음이 많이 필요했다. 믿음이 있어야 완성이 되는 것 같다.



허: 헤어스타일 등 외양이 각기 달라서 개성을 더 각인시킬 수 있었던 것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어떻게 준비하게 되었는가?



백: 의논을 해서 준비했다. 의견을 많이 냈고 감독님이 좋다고 한 것 중에 선택이 되었다.



신: 최대용이라는 인물의 경우 감독님이 시대에 뒤떨어진 사람이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감독님 아버지의 친구 분 중에 맥가이버 머리를 고수하는 분이 있다고 한다. 그 분의 이야기를 해주셔서 사진을 찾아봤다. 맥가이버 머리하면 또 김병지 선수가 유명하지 않나. 감독님께 그 사진을 보여줬는데 굉장히 좋아했다. ‘이거다!’라고 해서 바로 결정됐다. 감독님은 기본적으로 겉모습이 웃겨야 코미디라는 철학을 갖고 있다. 헤어스타일을 통해 시대에 뒤떨어진 최대용을 표현할 수 있었다. 또 내가 그 머리를 하니 웃기기도 했다. 그리고 원래 최대용의 의상이 여러 벌 더 있었는데 감독님이 양복 한 벌만 입었으면 좋겠다고 디렉팅을 주셨다. 



김: 준세는 노래를 적극적으로 하려는 사람이 아니다. 현실적이고 평범한 인물이다. 너무 튀게 연기하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이 있었다. 옷도 그냥 검은색을 입었다. 수염 같은 경우 너무 평범하니까 감독님이 길러보면 어떻겠냐고 제안해서 그 다음날부터 아예 면도를 안 했다. 아무 것도 안하고 계속 기르기만 하니까 작품 속의 수염이 완성되었다.(웃음)



윤: 아무래도 생활고에 치이는 캐릭터니까 화장도 안하고 머리도 질끈 묶고 가진 옷에서 제일 구린 것을 입어야 된다고 생각했다. 어떻게 보면 여배우로 첫 작품인데 너무 ‘쌩얼’로 나오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웃음)





관객: 전주국제영화제에서 <튼튼이의 모험>을 봤다. 두 작품을 관통하는 것이 ‘꿈’이라고 생각한다. 꿈을 선택할 수 있는 원동력이 어떤 것일지 궁금해졌다.



신: 독백으로도 말했지만 꿈을 지탱할 수 있었던 건 주변 사람들 덕분이다. 가족들뿐만 아니라 좋은 동료들이 있다는 것이 다른 노선으로 가지 않고 꿈을 향해 갈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 



김: 특별한 원동력은 없는 것 같다. 어렸을 때부터 계속 연기를 하던 중에 이 영화를 만났다. 무언가 사건이나 다짐, 좌우명이 있었던 건 아니다. 지금도 계속 하는 도중이다.



윤: 예전 GV에서 했던 이야기가 생각난다. 꿈을 꿔서 꿈을 이루는 것이 아니라 주변 사람들이 꿈을 믿어주기 때문에 꿈을 이룬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오늘 이 질문을 듣고 문득 ‘이게 진짜 내 꿈이었나?’ 생각이 들었다. 꿈이라서 꿈을 쫓아가는 게 아니라 과정에서 행복을 느끼기 때문에 꿈이 되는 것이 아닐까. 과정이 행복하고 즐거운 일을 하다보니까 그것이 꿈이 되고 목표가 되고 계속 해야 하는 일이 되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하고 있는 것들이 꿈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백: 주변에 도와주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뭐 하나를 하면 잘 포기를 못한다. 어린 시절에 간절히 원하는 걸 찾던 도중 우연히 연기를 하게 되었다. 그 이후로 연기 하나 밖에 할 게 없었다.(웃음) 그래서 지금까지 왔다. 주변에서 많은 분들이 도와줬고 안 될 때는 기도를 하면서 버텼다.



고: 살다보면 순응을 하거나 저항을 하거나 둘 중 하나다. 사람들이 ‘네가 영화를 찍을 수 있겠어?’라고 말하면 항상 저항을 했다. 찍을 수 있다고. 항상 저항을 하다보니까 꿈을 향해서 갈 수 있는 그런 힘이 생기는 것 같다.



허: 캐릭터들의 전사(前史)를 상상하는 재미가 있다. 배우님들이 그 부분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을 것 같다. 



백: 예건이라는 친구와 함께 나온다. 친구 사이에 전사가 필요할까. 오랜만에 봐도 욕을 하면서 같이 라면을 끓여 먹는 사이다. 딱히 전사가 필요했던 사이는 아닌 것 같다. 촬영 중에 이웅빈 배우와 친하게 지내려고 노력했다.



윤: 관객 분들이 이후에 대한 질문을 해주실 때가 많다. 아마 준세를 또 말리지 않았을까. 나간다고 하면 혼낼 것 같다. 그리고 준세와는 옛날부터 관계가 지속되었고 정 때문에 결혼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김: 영화를 처음 기획할 때 이런저런 이야기가 오갔다. 인물들이 어떻게 알게 된 사이일까 이야기를 할 때, 모두 좋은 인상은 아니다보니 소년원에서 만난 건 아닐까 말이 나왔다. 대사에 잠깐 나오기도 한다. 소년원에서 만나 어릴 적부터 끈끈한 무엇인가가 생겨 대용을 잘 따르게 된 게 아닐까. 그래서 전화만 받으면 계속 대용에게 가게 되는 것 같다. 지혜와도 10대 시절 힘들었을 때 만나지 않았을까. 너무나 정이 들어버려서 싸우면서도 사는 게 아닌가 하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그게 맞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영화 이후, 대회가 취소되었다는 것을 알고 아마 또 욕을 먹으며 장사를 했을 거다. 대용은 또 노래 대회에 나갈 것 같다. 요즘의 ‘판타스틱 듀오’라든지.(웃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계속 그렇게 살 것 같다.



신: 동네에서 서로를 만나 질풍노도의 시기를 같이 보낸 선후배 사이가 아닌가 추측을 해본다. 대회가 취소되었다는 것을 알았을 때 대용은 자신이 불운을 몰고 왔다고 여길 것이다. 재수가 없었던 사람이다 보니 주변이 나 때문에 다 피해를 본다고 생각해서 미안해 할 것 같다. 그리고 김충길 배우가 말했듯이 다시 대회에 나갈 거다. 멤버들과 나갈지는 모르겠지만 같이 나가려고 노력을 할 거다. 계속 다른 대회들의 문을 두드리며 전전하지 않았을까.



허: 마지막으로 한 말씀씩 부탁드린다.



신: 영화를 봐주셔서 감사하다. 꿈에 대한 영화다. 많이 공감해주셨으면 좋겠다. 물론 공감하지 않으셔도 된다.(웃음) 좋아하는 것을 하고 살 때 가장 힘이 나고 재미있다. 모든 사람들이 각자의 삶에서 좋아하는 걸 하고 좋은 동료들을 만나면 좋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연기를 더 열심히 해서 재미있는 영화로 관객 분들을 찾아뵐 수 있으면 좋겠다. 감사드린다.



김: 개봉까지 하게 됐다. 믿기지 않을 정도로 꿈만 같은 일이다. 유명하지 않은 배우들이 주연을 맡아서 개봉까지 한다는 것, 그리고 여기서 마이크를 잡고 있다는 것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 와주신 분들께 너무 감사드린다. 소질이 좀 없어도 좋아하는 걸 한 번 해보는 게 괜찮지 않을까 하는 용기가 생겼다. 영화를 보며 재미있게 웃으시고 좋아하는 걸 한 번쯤은 도전해 봐도 되지 않을까, 라고 느끼셨으면 좋겠다. 와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윤: 꿈인지 아닌지를 판단할 수 없을 정도로 꿈을 꾸고 있는 기분이다. 문득, 목표를 이루는 것도 중요하지만 과정에서의 작업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좋아하는 셰익스피어의 말 중에 ‘얻은 것은 이미 끝난 것이다. 기쁨의 본질은 그 과정에 있으므로.’란 말이 있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열심히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열심히 해나가는 과정이 즐겁고 행복한 게 정말 중요하다. 김충길 배우의 말처럼 조그마한 행복이나 꿈이 있다면 한 번만 더 들춰보시면 좋을 것 같다. 영화를 보고 조금이라도 희망이나 힘이 생기시길 바란다.



백: 십년 전 쯤 제대를 했을 때 큰아버지의 환갑이여서 친척들이 모였던 적이 있다. 다들 걱정을 많이 했다. 십 년이 지난 작년, 아버지의 환갑 때 다시 모였는데 다들 많이 좋아해줬다. 좋아하는 사람들과 좋아하는 일을 계속 할 수 있어 기쁘다. 우리의 영화가 영화관에 걸려서 그 메시지를 공유할 수 있게 된 것 만으로도 굉장히 만족한다. 앞으로도 감독님, 배우들과 좋은 메시지를 담은 영화들을 통해 자주 만나 뵐 수 있었으면 좋겠다.



고: 올해 2월에 <튼튼이의 모험>이 완성되었고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상영이 되었다. 그리고 지금은 멜로 영화 시나리오 작업 중이다. 신민재 배우가 주연으로 출연할 예정이다. 올해 겨울 촬영에 들어가서 내년 봄에 마무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그 다음 시나리오도 계속 작업 중이다. 여기 있는 배우들이 많이 유명해져서 출연해달라고 사정하고 부탁을 하게 되는 날이 속히 오면 좋겠다. 배우들을 많이 사랑해주시고 홍보해주시라. 감사드린다.







네 인물들은 노래를 하기 위해 모이고 노래를 하기 때문에 웃는다. 그들은 허기진 일상 속에서 노래라는 빛나는 꿈을 꾸며 행복이라는 가치를 누린다. 쉼 없이 반복되는 척박한 일상은 현실을 직시할 것을 강요한다. 그러나 가끔은 ‘델타 보이즈’처럼 느리게 노래를 흥얼거리며 빛나는 꿈을 꿔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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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indiespace_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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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도란도란도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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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파밍 보이즈(Farming Boys)

제     작: ㈜콘텐츠나무

공동제공/배급: ㈜영화사진진

감     독: 장세정, 변시연, 강호준

출     연: 권두현, 김하석, 유지황

장    르: 다큐멘터리

러닝타임: 98분

개 봉 일: 2017년 7월 13일

관람등급: 전체 관람가





 SYNOPSIS 


땅 파서 꿈 캐는 벼랑 끝 청춘들의 전 세계 삽질 월드 어드벤쳐!


농사로 지구를 구하고픈 지황, 꿈을 찾고픈 하석, 고향을 멋지게 가꾸고픈 두현. 목적은 다르지만 땅을 꿈꾸는 세 청년이 모여 무일푼 농업세계일주 도전을 결심한다. 여행도 하고, 영어도 배우고, 농사도 배울 수 있는 일석삼조의 기회! 하지만 쉽지만은 않은 해외농장 컨택, 80군데의 농장 중 회신이 오는 곳은 겨우 7군데다. 과연 이들은 프랑스의 애플 사이다부터 네덜란드의 양젖 아이스크림까지 유기농 먹킷리스트를 완성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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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노후 대책 없다_예고편  (0) 2017.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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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FORMATION 


제     목: 파밍 보이즈(Farming Boys)

제     작: ㈜콘텐츠나무

공동제공/배급: ㈜영화사진진

감     독: 장세정, 변시연, 강호준

출     연: 권두현, 김하석, 유지황

장    르: 다큐멘터리

러닝타임: 98분

개 봉 일: 2017년 7월 13일

관람등급: 전체 관람가





 SYNOPSIS 


땅 파서 꿈 캐는 벼랑 끝 청춘들의 전 세계 삽질 월드 어드벤쳐!


농사로 지구를 구하고픈 지황, 꿈을 찾고픈 하석, 고향을 멋지게 가꾸고픈 두현. 목적은 다르지만 땅을 꿈꾸는 세 청년이 모여 무일푼 농업세계일주 도전을 결심한다. 여행도 하고, 영어도 배우고, 농사도 배울 수 있는 일석삼조의 기회! 하지만 쉽지만은 않은 해외농장 컨택, 80군데의 농장 중 회신이 오는 곳은 겨우 7군데다. 과연 이들은 프랑스의 애플 사이다부터 네덜란드의 양젖 아이스크림까지 유기농 먹킷리스트를 완성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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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0일(목) 17:00

7월 21일(금) 11:00

7월 22일(토) 19:00 인디토크

7월 25일(화) 15:00

7월 28일(금) 13:00

7월 29일(토) 11:00

7월 31일(월) 11:00

8월 1일(화) 17:00

8월 2일(수) 13:00

8월 3일(목) 15:00

8월 5일(토) 15:00

8월 8일(화) 19:30

8월 9일(수) 15:00

8월 10일(목) 11:00

8월 11일(금) 19:30 인디토크

8월 12일(토) 17:00

8월 13일(일) 15:10

8월 16일(수) 13:00

8월 18일(금) 17:00

8월 19일(토) 15:30 종영 인디토크











 예매하기 

● 맥스무비 http://bit.ly/9BCgci

● 예스이십사 http://bit.ly/an5zh9

● 다음 http://bit.ly/2qtAcPS

● 네이버 http://bit.ly/OVY1Mk





 인디토크 





<재꽃> 인디토크

● 일시: 2017년 8월 19일(토) 오후 3시 30분 상영 후

● 참석: 박석영 감독, <산다> 박정범 감독, <꿈보다 해몽> 이광국 감독, <혼자> 박홍민 감독



● 일시: 2017년 7월 2일(일) 오후 1시 상영 후

● 참석: 박석영 감독 | 배우 정하담, 장해금, 박현영

● 진행: 이경미 감독(<비밀은 없다> 연출)


● 일시: 2017년 7월 6일(목) 오후 7시 30분 상영 후

● 참석: 박석영 감독 외 출연진

● 진행: 이화정 씨네21 기자


● 일시: 2017년 7월 8일(토) 오후 7시 상영 후

● 참석: 정하담 배우, 이상희 배우


● 일시: 2017년 7월 22일(토) 오후 7시 상영 후

● 참석: 박석영 감독, 정하담 배우

● 진행: 허남웅 평론가


● 일시: 2017년 8월 11일(금) 오후 7시 30분 상영 후

● 참석: 박석영 감독 | 배우 정하담, 장해금, 정은경, 박명훈, 김태희

● 진행: 봉준호 감독






 INFORMATION 


제     목 : 재꽃 

장     르 : 드라마

감     독 : 박석영 (<들꽃>, <스틸 플라워>) 

출     연 : 정하담, 장해금, 정은경, 박명훈, 박현영, 김태희

제작/배급 : 딥 포커스 

개 봉 일 : 2017년 7월 6일 

등     급 : 12세 이상 관람가 






 SYNOPSIS 


아스팔트 깨어진 틈새마다 자라나는 들풀처럼 

그렇게 한 아이가 온다.


한적한 시골 마을에서 평범한 삶을 보내고 있는 하담(정하담)에게 

한 번도 만나본 적 없는 아빠를 찾겠다며 자신과 꼭 닮은 열한 살 소녀, 해별(장해금)이 찾아온다. 

고요했던 마을은 해별의 등장과 함께 복잡미묘한 감정들이 소용돌이 치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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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6일(목) 17:20

7월 7일(금) 15:20

7월 8일(토) 10:40 | 17:00

7월 9일(일) 13:00 | 19:40

7월 10일(월) 11:00 | 15:30

7월 11일(화) 13:00

7월 12일(수) 15:30

7월 13일(목) 17:30

7월 15일(토) 10:20

7월 17일(일) 15:30

7월 18일(화) 10:30

7월 19일(수) 17:20

7월 20일(목) 15:00

7월 23일(일) 12:30

7월 24일(월) 14:20

7월 25일(화) 19:30 인디토크

7월 26일(수) 11:00

7월 27일(목) 13:00

7월 30일(일) 20:00

7월 31일(월) 13:20

8월 2일(수) 17:30 종영







 예매하기 

● 맥스무비 http://bit.ly/9BCgci

● 예스이십사 http://bit.ly/an5zh9

● 다음 http://bit.ly/2qtAcPS

● 네이버 http://bit.ly/OVY1Mk





 인디토크 





<노후 대책 없다> 인디토크

● 일시: 2017년 7월 25일(화) 오후 7시 30분 상영 후

● 참석: 이동우 감독 외 출연진

● 진행: 서동진 문화평론가


● 일시: 2017년 6월 30일(금) 오후 7시 30분 상영 후

● 참석: 이동우 감독 외 출연진

● 진행: 김태용 감독, 변영주 감독






 INFORMATION 


제    목  노후 대책 없다

감    독  이동우

출    연  스컴레이드, 파인더스팟, 반란 외

배    급  서울독립영화제

장    르  펑크음악 다큐멘터리

상    영  제17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 부문 

제31회 마르델플라타국제영화제(아르헨티나) 파노라마 부문

제12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한국 음악영화의 오늘 부문

제08회 DMZ국제다큐멘터리 한국다큐쇼케이스 부문

제42회 서울독립영화제 대상 수상 

러닝타임  100분

개 봉 일  2017년 6월 29일 





 SYNOPSIS 


펑크란 무엇이고,

펑크로서 살아가는 것은 무엇일까?


“펑크가 뭐냐면 무지하게 화가 나서 그걸 발산하는 음악이지”

“굉장히 과잉되어 있고, 시끄러워도 더 시끄럽고, 빨라도 더 빠르고,

미쳐도 더 미치고, 발광해도 더 발광하고”


서울의 펑크 밴드 ‘스컴레이드’와 ‘파인더스팟’은 

도쿄에서 역대 최대 규모로 개최되는

하드코어 펑크 음악 페스티벌에 초대된다. 


현재 아시아에서 가장 활발히 활동하는 

가장 시끄러운 펑크 밴드들이

어떤 생각으로 살아가고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는지, 

알 사람은 이미 다 알지만 모를 사람들은 평생 모를 것들을 

가까이에서 유쾌하게 그려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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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를 클릭하면 영화별 상영일정과 세부 정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17.06.29 - 07.05 인디스페이스 상영시간표

<노후 대책 없다> 이동우 | 100분 | 다큐멘터리 | 15세이상관람가

<파란나비효과> 박문칠 | 93분 | 다큐멘터리 | 12세이상관람가

<델타 보이즈> 고봉수 | 120분 | 드라마 | 15세이상관람가

<꿈의 제인> 조현훈 | 104분 | 드라마 | 청소년관람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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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로 맞물려 자라나는 우리의 역사  페미니즘 시각으로 보는 다큐멘터리 <개의 역사>  대담 기록


일시 2017년 5 21일(일) 오후 4 30분 상영 후

참석 김보람 감독, 정경희 '세컨드' 필름 매거진 에디터

진행 손경화 감독







*관객기자단 [인디즈] 이지윤 님의 글입니다.




개의 역사가 있다. 너무도 소소해 누구도 주목하지 않은, 그런 역사다. 카메라는 그런 개의 역사를 차분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시간이 흐르면 카메라 안으로 주변의 풍경들이 서서히 스며든다. 사라져 가는 풍경들과 그곳에 오롯이 서있는 인물들은 서서히 맞물리며 하나의 역사가 된다. 카메라 안에 담긴 그런 역사는 삶을 사랑하는 법에 대해 이야기 한다. 5월 21일의 늦은 오후, ‘페미니즘 시각으로 보는 다큐멘터리’ 기획전 <개의 역사>의 대담이 있었다. <개의 역사> 김보람 감독과 최근 2호가 발간된 ‘세컨드’ 필름 매거진의 정경희 에디터가 함께했다. <의자가 되는 법>(2014)을 연출한 손경화 감독의 진행으로 대담이 진행되었다.




<개의 역사> 발제문: 이름 없이 사라져가는 개개(個個)의 역사 http://indiespace.kr/3436








손경화 감독(이하 손): 대담의 진행을 맡게 된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손경화다. 김보람 감독님과 세컨드 필름 매거진 정경희 에디터님이 자리해주셨다. 간단한 소개 부탁드린다.



김보람 감독(이하 김): <개의 역사>를 만든 김보람이다. 다큐멘터리를 만든 지 벌써 오년 째에 접어들었다. 처음 만든 긴 영화이자 세 번째 작품이다. 그동안 해왔던 고민들을 다 끌어 모아서 만든 영화가 <개의 역사> 같다.



정경희 세컨드 필름 매거진 에디터(이하 정): 세컨드 필름 매거진의 정경희다. 세컨드는 작년 5월에 창간호가 나왔고 올해 5월에 2호가 나왔다. 이번 2호는 크라우드펀딩이 성공적으로 마무리 되어서 나온 신간이다. 



손: 작품을 어떻게 기획하고 만들었는지 궁금하다.



김: 이전에 만들었던 영화의 제목이 <독립의 조건>(2014)이다. 독립을 하기 전의 고민에 대한 영화였다. 그 작품을 만들고 난 후 독립을 해서 살게 된 곳이 <개의 역사>의 첫 배경이 된 후암동이다. 동네에서 만난 ‘백구’라는 늙은 개와 사람들을 보면서 처음 이 영화를 생각했던 것 같다. 사실 개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겠다는 생각보다는 느끼고 있었던, 표현하기 힘든 감정들의 근원지를 한번 찾아가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그 감정을 개의 이야기와 연결지어봤다. 영화를 만들면서 감정을 계속 표현하고 찾아가려고 노력을 했던 것 같은데, 아직도 딱 한 단어로 명명하기에는 완전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살고 있는데 살고 있지 않은 듯한 느낌? 분명 행복해야 맞는 조건인데 꼭 그렇지만은 않은, 붕 떠있는 것 같고 스스로의 존재감 같은 게 사라져가고 있다는 판단에 가까웠던 것 같다. 개를 보면서 느꼈던 감정이 그 생각들과 연결된 지점이 많다는 걸 영화를 보면서 많이 느꼈다.


원래 매일 지나다니면서 보던 개였고 스마트폰으로 장난삼아 찍어놓은 몇 개의 사진과 영상들만 있었을 뿐이었다. 본격적으로 작업을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한 건 백구가 항상 지켜보고 있었던 대관령 슈퍼가 어느 겨울 갑자기 ‘그동안 감사했습니다’라는 쪽지만 남겨놓고 쫓겨난 걸 목격했을 때다. 그때 처음으로 ‘개의 역사’라는 제목을 생각했다. 개는 우리에게 친숙한 존재이기도 하지만 하찮은 존재이기도 한 것 같다. ‘개 같은’이라 말하기도 하지 않나. 잘 이야기되지 않는, 쉽게 무시할 수 있는 존재이기도 하니까 그런 개와 같은 존재들에 대해서는 아무도 주목하지 않고 역사를 기록하려하지도 않는다. 그런데 이 영화를 만들면서는 눈여겨보지 않은 존재들, 거대하고 거창한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일상에 있는 이야기들과 존재들에 시선을 둬보고 싶었다.



정: 발제문의 제목을 ‘이름 없이 사라져가는 개개(個個)의 역사’라 지었다. <개의 역사>라는 제목을 길게 풀어서 쓰면 그런 제목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개의 역사>에 등장하는 것은 사람뿐만이 아니다. 개도 나오고 고양이도 나오고 비둘기와 오리도 나온다. 잘 보면 많은 동물들이 나오는 영화다. 동물뿐만 아니라 골목 모퉁이나 계단, 엘리베이터 등 많은 사물들이 나오는 영화이기도 하다. 작품이 말하는 ‘개’에는 인간뿐만이 아니라 동물과 사물이 포함된다. 또한 공간이 그 안에 있다고 느꼈다. 그래서 이 모든 것들이 생물과 무생물을 포함한 개개(個個)의 역사라 느꼈고 인간중심주의가 많이 해체되고 있는 영화라고 생각했다.


작품 속 카메라에도 관심을 많이 갖게 되었다. <개의 역사>에는 픽스샷이 많다. 카메라가 픽스된 상태에서 감독님이 의도치 않았던 사물들과 사람들이 개입된다. 그 중에서도 제일 인상 깊었던 부분은 감독님이 마지막으로 이사를 갈 때 다리를 건너는 장면이었다. 차에 탄 지친 얼굴이 잠깐 카메라에 들어왔다가 사라진다. 얼굴 하나로 많은 것들을 이야기해주는 장면이라 생각했다. 그런 순간들이 영화 안에 굉장히 많다. 그렇게 픽스된 상태에서 얼굴이나 사물들이 개입될 때 관객들은 카메라 밖을 의식하게 된다. 카메라 안의 세계가 전부가 아니라 순간적으로 관객도 이해할 수 없는 뭔가가 들어왔을 때 카메라 밖에 어떤 세계가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작품 안 카메라의 권력이 많이 해체되어있다고 할 수 있다. 다루는 대상과 찍으려는 연출방식이 굉장히 잘 조합돼서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마지막 부분에는 초반보다 내레이션이 많이 나온다. 그것이 시 같다고 생각을 했다. 내레이션에는 하고 싶었던 말들이 흩어져있는데, 어떤 것을 이야기하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보였다. 언어로 다 표현하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이것을 표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 그렇게 알려고 노력하는 것이 감독님이 그 존재들을 사랑하는 방식이라고 느꼈다. 이 영화를 보면서 사람들과 사물들 곳곳에 스며있는 애정 어린 시선을 많이 느꼈다. 살갑게 부둥부둥 하는 애정은 아닌데 멀리서 지켜보고 바라보는, 존재가 계속해서 여기에 오래 남아있을 수 있길 바라는 어떤 식의 바람들이 담겨있다. 결국 기억을 통해서 소중한 이의 마지막을 지키는 힘이 되고 사라져가는 것들의 지워져 가는 시간들을 지연시킨다. 그리고 다큐멘터리가 기억의 방식으로 그것을 수행하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기획전의 이름이 ‘페미니즘 시각으로 보는 다큐멘터리’지 않나. 영화를 보고 ‘이게 왜 페미니즘 다큐멘터리지?’ 어리둥절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감독님 스스로도 이 영화를 찍으면서 ‘나는 페미니즘 영화를 찍고 있어. 여성의 권리를 위한 영화를 찍고 있어.’라고 전혀 생각하지 않았을 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굉장히 페미니즘적이라고 느꼈다. 페미니즘이 남성 중심에서 여성 중심으로 구도를 옮겨오는 게 아니냐는 식의 오해들을 받아 많은 마찰들이 일어나는 것 같다. 요즘 SNS 상에서 남성들, 때로는 여성들조차도 그런 방식으로 페미니즘을 오인하고 있다. 그래서 페미니즘이라는 것이 악용되거나 혹은 페미니즘에 접근하지 않으려는 경향들이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여성의 권리를 처음에 가장 표면적으로 외치는 게 맞지만 결국에는 역사에서 주류로 분류되어왔던 것들이 아닌, 여성처럼 중간으로 분류되어왔던 것들의 가치를 조명하고 그것을 새롭게 중심으로 편입시켜 다양한 중심을 만들려고 하는 것이 페미니즘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그것을 행하려는 모든 태도들과 삶의 방식, 작품이 이야기하는 ‘개의 역사’를 쓰는 것과 조명 받지 못한 것들을 발굴해서 조명하는 것도 페미니즘을 실현하는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여태까지 정상과 비정상, 핵심과 핵심이 아닌 것으로 정의 내렸던 시각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각을 가지려 하는 것도 페미니즘을 실천하는 방식이다. 여성 영화에 여성 특유의 경험이나 시선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그리고 그게 아니면 마치 페미니즘 영화가 아닌 것처럼 생각을 하지 않나. 하지만 결국 여성 영화가 추구하는 것은 ‘여성 영화’라는 말이 필요 없는 세계다. 굳이 여성이라는 단어를 갖다 붙이지 않는 것, 성별과 계급, 인종을 명명하는 특유의 명사를 붙이지 않고 감독 자신만의 고유한 성찰로 영화가 평가 받는 게 결국 페미니즘이 원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김: 발제문을 보고 다시 생각하게 되는 부분들이 있었다. 특히 페미니즘 자체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영화를 만들었을 때의 상황들이나 그때의 고민들을 다시 돌아보게 되고 정리하게 된 계기였던 것 같다. 삶에 대한 회의감에 스스로가 젖어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것을 알기 위한 노력들이나 어떤 사람과 관계 맺기 위한 시도들, 내 노력과 관계없이 세상이 다른 쪽으로 흘러가는 경험들이 회의감 같은 걸로 남았었다. 어쩌면 그것이 출발점이었던 것 같다. 가장 마지막에 썼던 ‘삶을 살아가는 법을 찾고 싶었다’는 내레이션이 나오기까지 힘든 시간이 있었던 것도 같다. 그 문장을 영화 안에 넣어 놓고 나서도 이게 얼마나 전달이 될까 고민이 많았는데 써주신 글을 읽으며 스스로의 생각이 어떤 부분에 있어서는 전달이 된 것 같아 울컥하고 감사했다.





정: 장면 선택이 어려웠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뭘 넣을지 보다 뭘 덜어낼지를 생각하는 게 더 힘들지 않나. 담고 싶었지만 어쩔 수 없이 덜어낸 장면이 있었는지?



김: 정말 많았다. 마지막 편집 때 20분 정도를 덜어냈다. 후암동에서 만났던 주민 분들과의 인터뷰 중에 웃음을 유발하는 것이 꽤 많았다. 영화를 보는 관객을 웃기고 싶은 욕심이 있지 않나.(웃음) 초반엔 그 장면들을 넣어놨는데 마지막에 많이 덜어냈다. 개를 산책시키며 ‘왜 저 개를 찍냐, 똑똑하지도 않은 개인데.’라고 이야기하는 아주머니가 짧게 나오지 않나. 아주머니가 키우는 개에 대한 자부심이 강해서 자랑을 한참동안 한 장면이 있었다. 볼 때마다 웃음이 나는 장면이었는데 빠지게 되었다. 홍은동으로 이사를 가서 만난 이웃집 할머니를 계속 팔로잉을 했다. 촬영분이 굉장히 많았고, 많은 이야기를 해주셨다. 촬영분에 비해서 조금 들어가 있다. 성형 프로그램에 지원에 대해 논쟁을 하는 장면도 있었는데 마지막 편집 때 다 들어냈다.



정: 부연 설명이 없는 상태에서 홍은동 할머니가 등장한다. 어떻게 처음 만나고, 어떤 계기로 찍게 되었는지가 궁금했다.



김: 반장 할머니였다. 이사를 한 첫 날부터 앨범을 보여주며 촬영 때와 똑같은 이야기를 했다. 저소득층을 지원해주는 제도에 포함되어있는 건물이었고 1인 가구들만 살고 있었다. 특히 노인 분들이 많았다. 그래서 처음에는 할머니가 외롭구나 생각했다. 그러고 나서 그냥 이웃으로, 서로 친하지 않은 채로 살았다. 카메라를 들고 다시 할머니를 찾아간 건 이사하는 장면에 공과금 정산 장면을 쓰기 위해서였다. 그날도 할머니는 카메라 앞에서 스스로의 이야기를 한참동안 했다. 그때 성형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서 생각이 복잡했다. 당시에 이미 백구 파트의 촬영이 어느 정도 진행 된 후였고 백구가 죽고 나서 방향 자체가 약간 변화되고 있는 시점이었다. 처음에는 백구를 아무에게도 눈길 받지 못한 존재로 그려내려 했다가 백구가 죽고 후암동 촬영을 조금 하고 나서는 그것 또한 스스로가 지어내려고 했던 편견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백구는 어떤 대상도 아닌 그냥 ‘백구’였구나, 그 존재 자체가 확 다가왔던 것 같다. 그래서 그 때부터는 사람들의 무관심과 도시화에서 소외되는 현대인들보다 그걸 배경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음은 어떤 걸까 궁금해졌다. 그게 내 이야기와 더 맞닿아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런 상황에서 할머니를 만나다 보니 갖고 있는 어떤 욕망과 과거를 잊지 못하는 마음, 이미 사라져버린 과거를 계속 붙잡으려고 하는 모습이 조금 아프게 다가왔다. 할머니의 그런 마음을 쫓아가보고 싶어서 그때부터 촬영을 하게 되었다. 이사를 가고 난 후에 할머니를 더 많이 만났고 더 친해졌다.



관객: 엔딩에 하얀 개가 나오지 않나. 어떻게 만나고 촬영하게 되었는지 궁금하다.



김: 그 개는 홍제역에서 만났다. 촬영을 하는 날 특이한 경험을 했다. 원래 다른 촬영을 하러 가고 있었다. 마을버스를 한 번만 타면 갈 수 있는 역인데 그날따라 마을버스를 두 번이나 잘못 탔다. 촬영 시간도 늦었고 스스로에게 화가 나있는 상태였다. 그런데 지하철역에 하얀 개가 있었다. 보자마자 너무 놀라서 정신없이 개를 찍었다. 하얀 개가 사라져버리고 나서 어떻게 되었는지 너무 궁금하고 마음이 쓰여 계속 트위터에 ‘홍제역 백구’라고 검색도 해봤는데 나오지 않았다. 지금도 궁금하다. 후암동에서 만난 백구와 종류도 다르고 캐릭터도 다른데 그 촬영을 하면서는 ‘영화가 끝이 나긴 나려나보다’라는 생각을 나도 모르게 하고 있었다.(웃음)



관객: 영화에서 노인들의 이야기가 계속 나오는 것이 인상적이다. 노인들의 문화나 삶을 피상적으로 생각하기 쉽지 않나. 영화에서 다양한 모습들이 비춰졌던 것 같다. 왜 노인들에게 주목을 했는지 궁금하다.



김: 노인이어서 찍게 된 건 아니었다. 백구를 찍을 때도 마찬가지였지만, 그 공간을 잘 이야기해 줄 수 있는 사람들을 만나고 싶었다. 후암동은 거리에 서 있으면 왔다 갔다 하는 사람들이 있었고 그 분들을 만났다. 홍은동으로 이사 오고 나서는 홍제천 옆 정자에 항상 모여 있는 할머니들이 있었다. 그림 같았다. 매일매일 빠지지 않고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는데 어떤 이야기가 오가는 건지 궁금했다. 사실 정자 할머니들은 <개의 역사>가 아닌 정자라는 공간만을 다룬 다른 단편을 만들고 싶어서 촬영했다. 찍고 나서 <개의 역사>가 가지고 있는 정서와 정자가 갖고 있는 정서가 비슷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래서 넣게 되었다. 그 할머니들의 시간이 백구의 시간처럼 느리게 가고 있다고 생각했다. 어떤 이야기를 나누나 궁금해서 접근했는데 실제로 그 안에서 오고가는 이야기들은 마냥 아름답지 않았다. 그 안에서 개개인의 삶이 갖고 있는 어떤 무게나 소멸해가는 생에 대한 생각들을 찍으며 많은 것을 얻게 되었다.





관객: 엔딩 크레딧에 사람들의 이름이 나올 줄 알았다. 하지만 등장하지 않더라. 의도적 배제 같은데 그 이유에 대해 듣고 싶다.



김: 촬영을 했던 분들 중 이름과 연락처를 아는 분도 있고 한 번만 만나서 찍고 사라진 분도 있다. 물리적으로 모든 분들의 이름을 알지 못했다. 그리고 사실 백구도 우리가 백구라고는 부르지만 백구인지 아닌지 알 수 없지 않나. 그런 것처럼 이름을 쓴다고 해서 그 사람을 안다고 생각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엔딩 크레딧에 나오는 이름들은 스크립트를 만들 때 그 분들을 구분하려고 별명처럼 붙여서 부른 이름들이다. 오히려 현장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누면서 받은 인상들이 어쩌면 그 분들에 대한 가장 솔직한 소개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있었다. 



손: 영화가 주변 공간을 많이 담고 있지만 중간 중간 감독님의 사적인 장면들이 나오기도 한다. 점점 감독님의 내면 중심으로 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사적인 장면들을 넣기로 한 이유와 그것들을 넣으면서 있었던 어떤 염려나 기대에 대해 듣고 싶다.



김: 전의 작업들이 다 가족, 친구가 나오는 개인의 이야기로부터 출발한 것이었다. 그래서 <개의 역사>엔 개인의 이야기를 넣고 싶지 않은 마음이 컸다. 넣지 말자고 다짐을 몇 번이고 했다.(웃음) 하지만 출발점이 스스로가 느끼는 어떤 감정이었고 그것을 설명하려면 백구의 이야기만으로는 부족했다. 가편집본을 만들면서 한계를 뼈저리게 느꼈다. 타협일 수도 있는데, 그 다음부터는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이 중요했고 스스로 가지고 있는 배경이나 설명이 필요하다고 생각을 했다. 그래서 편집 단계에서부터 사적인 이야기를 넣기 시작했고 지금의 완성된 형태가 되었다. 


<개의 역사>가 부모님의 이혼으로 인한 상처를 고백하는 이야기로 읽힐까 걱정했다. 그리고 가족들이 그런 이야기를 하는 걸 그다지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가족들이 작품을 어떻게 볼까 하는 고민도 조금 있었다. 어쨌든 가족의 이야기지만 스스로의 이야기이기도 하고 작업을 하면서 계속 되돌아가게 되었던 과거의 어떤 순간들이 있었기 때문에 그걸 이야기하지 않고서는 성립이 되지 않겠다는 판단이 들었다. 그래서 사적인 부분들을 넣게 되었다.



관객: 첫 장면에서 감독님이 개를 찍는다고 했을 때, 왜 그 개를 찍느냐는 사람들의 말에 굉장히 울컥했다. 그런 주변의 이야기들을 듣고 나서 어떻게 스스로를 붙잡고 이 작품을 끝까지 해낼 수 있었는지, 그 원동력이 무엇이었는지 궁금하다.



김: 나 또한 그 방법을 알고 싶다.(웃음) 휘둘리지 않는 방법을 알고 싶다. 이중적인 감정이 있었던 것 같다. 작품을 만들 때 누군가 ‘요즘 뭐하고 지내세요?’라고 물으면 ‘개를 찍고 있어요’라고 말하려니 스스로 민망했고 뭐라 설명이 잘 안 됐다. 사실 그랬기 때문에 더 작품을 완성해야겠다는 생각도 있었다. 일상에 있는 것들이 가져다주는 느낌을 분명히 받고 있고, 이야기하고 싶은 것들이 아주 사소한 곳곳에 놓여있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물론 쑥스럽고 알아주지 않을까봐 걱정되고 위축되었지만 그런 마음이 있다는 걸 알기 때문에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려움을 가지고 계속 갔던 것 같다. 어쨌든 끝을 내야한다는 생각으로. 다들 자신의 이야기들이 있지 않나. 같이 위축되지 않는 법을 찾아보면 좋을 것 같다.



관객: 여성들이 찍는 영화가 소소하게 취급되는 사회에 살고 있는 것 같다. 또 어떤 작품을 구상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김: 작품이 끝난 지 얼마 안돼서 추스를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지금 다른 감독님과 함께 촬영하고 있는 작업이 있다. 음악인들에 대한 영화다. 언제 나올지는 잘 모르겠다. 개인 작업으로는 계속 스스로가 고민하고 있는 어떤 세상 안에서의 존재감이나 소통하는 법, 관계 맺는 법에 대한 것을 다루지 않을까. 고민을 만나는 지점에서 항상 작품을 시작할 것 같다. 조금 더 잘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다.





<개의 역사>는 객체로 치부되는 존재들을 되뇐다. 단조로운 삶 속에 놓인, 쉽게 잊히고 밀려나며 사라지는, 다시는 찾지 못할 그리운 존재들. 그런 ‘사라져 가는 것들의 지워져 가는 시간들’을 기억하려는 작품은 그 자체만으로도 페미니즘과 손을 맞잡고 있다. 그리고 그런 작품 속 존재로 자리하는 모든 역사들은 서로를 끌어안으며 커다랗고 따뜻한 하나의 역사로 맞물린다. 그리고 하나로 맞물린 역사는 쉽게 사라지지 않고 오래도록 그렇게 자라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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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indiespace_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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